미얀마 - 바간 (사원투어, 일몰)

2014.07.12 21:44



2011. 11. 13

잔잔하지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일출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일까, 한시간이 금방 지났다.
어느새 동이터서 주변이 훤해졌는데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의 일정들이 남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사원을 내려간다.

사원을 내려가면서 느낀 첫번째 감정은...... 춥다.

새벽이 이렇게 추울줄 모르고 반바지에 얇은 옷 한벌만 입고온 무지함과, 사진한장 제대로 찍어보겠다고 한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던것이 한발짝 한발짝 내딛을때마다 발바닥의 고통을 전해준다.

얼마 안되는 계단이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스님들께서 챙겨오셨던 휴대용 방석이 그리 부러울 수 없었다.

호스카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간사한지...... 그 대단했던 일출의 기억은 간데없고, 바짓속으로 스며드는 아침바람에 어서 도착하기만 기다린다 .




어제 우연히 들려서 큰 환대를 받았던 난향의 사장님께서 초대하신 현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너무 추웠던 일출탓에 급하게 후드티를 꺼내 입고 론지를 꺼내 입는다. 좀 우습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을 먹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려는데 동양인 여행자가 체크인을 한다. 한국인일것 같아서 말을 걸어보니, 혼자 미얀마를 여행하고 있는 여행객이다. 잠시 얘기하다가 결혼식에 같이 가기로 하고, 오늘의 마차투어를 같이 쉐어하기로 한다. 또 새로운 만남이 생긴다.

예식도 주례도 없는 결혼식. 하객들 앞에서 저희 잘 살께요 하는 모습으로 해맑게 웃는다. 이곳의 전통국수를 대접을 해주고 찾아온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고마워하는 모습이 참 순박하고 정겹다. 방금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왔는데, 국수가 참 맛있다. 약간 배가 부른듯 하지만 그래도 주는 음식인데 남기면 안될것 같아서 맛있게 웃으며 한그릇을 깨끗이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보였는지, 옆에서 기다리시던 미얀마 분께서 더 먹으라며 국수를 권한다. 조금 무리다 싶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먹는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씨가 고맙다.










결혼식에 참여하고 나오는 길에, 난향 사장님께서 미얀마 전통 차 맛을 보겠냐고 하시며 찻집에 데려가신다. 어떻게 보면 인도의 짜이 같기도 한 미얀마 전통 차 러펫예를 맛본다. 어.... 근데 이거 맛있다. 아침마다 커피를 선택한게 후회된다. (결국 이 맛에 반해 서울에 올때 세봉지나 사오게 됩니다. 근데 얼마 안남았어요. ㅜㅜ)

소박하고 따뜻한 결혼식에 참석하고, 맛있는 미얀마 차까지 마시고 바간투어를 시작한다. 같이 호스카를 쉐어한 친구와는 처음 만나서 좀 서먹서먹 했지만 금새 친해지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참 재미있다. 거기에 수줍지만 열심히 설명해주는 마부 한촐린까지 더해지니 더운 날씨도 즐겁게 지나간다.

이곳저곳 열심히 돌아다니며 유적을 즐긴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기념품을 파는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이 꽤 많은데 아직은 순수함이 남아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유적을 설명해주고 자기 기념품좀 구경하라고 하는건 여느 나라의 관광지와 다르지 않은데 그래도 끝까지 조르고 귀찮게는 하지 않는다. 미얀마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바간에서 사는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 이 유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몇년전 다녀왔던 캄보디아의 모습이 겹쳐보이는게 마음 한쪽에 묵직하다. 아마도 몇년쯤 더 지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변해있으리라....

몇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밟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개의 기념품을 산다. 한두개 사다보니 정망 가랑비에 옷젖는다. 작은 명함케이스 하나, 론지한벌(이건 환상적인 상술에 당했다. ㅎㅎ 별로 필요없었는데...), 그림하나..... 같이 유적을 돌아본 일행에게 웃으며 농담을 한다. '한국에 있을때도 충동구매 잘하고 그러는데 여기서도 그런걸 보니 제가 글로벌 호구가 맞나봅니다.' 그렇다. 뭐..... 인정할건 인정하자.

여기저기 참 열심히 다닌다. 나중엔 어떤게 어떤 사원인지 이름도 기억안나고 사진만 찍었다. 나중으로 갈 수록 사진은 줄어들고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 사원이고 또 어떻게 보면 하나하나가 다 다른 의미를 담고있는 사원일지 모르지만, 공부를 안해간 불성실한 여행객의 눈에는 결국 사원의 이름들까지 헷갈리고 그게 그거같은 풍경으로 바뀌고 만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일몰을 보러 한 사원에 들린다. 분명히 사원의 이름을 들었는데...... 아.. 이 짧은 기억력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학교다닐때는 공부 좀 했었는데...... 아니었었나보다.

꽤나 유명한 일몰포인트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 기다린다. 어제의 강위에서의 일몰과 어떻게 다를지...... 아침에 본 일출만큼 멋진 일몰일지 기대된다.




하늘 위에서...

조용히

해가

숨는다.








해를 보내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쉐지공 파야에 들린다. 예전 여행기에서 봤지만, 마차에서 내리자 마자 필사적으로 여러명이 달려들어서 옷에 나비모양 장식품을 달아준다. 그리고, 나올때 꼭 자기네 가게에 들려서 한번씩 둘러보고 가라고 한다. 하루종일 이런 기분 느낀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럽다. 


당황스러움을 마음 한구석에 놓아둔체 쉐지공 파야를 돌아본다. 이름이 비슷한 양곤의 쉐다공 파야를 먼저 둘러봐서 그런가..... 분명히 섬세하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파야인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속 한구석에 놓여있는 당황스러움이 자꾸 고개를 들어 아쉬움으로 변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어제만났던 자매들도 막 도착한 모양이다. 지난 1월달에 먼저 여행했던 친구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다. 하룻동안 같은동네를 다녔는데 한번도 마주치지 못해서 내심 궁금했는데, 그들이 느낀 바간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즐거운 이야기와 맛있는 식사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거기에, 여행하면서 누군가와 같이 맥주하며 편하게 이야기한게 반가워서 그랬는지 이야기는 오랜시간동안 끊이지 않는다.

밤시간이 아쉬워서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다시 모인다.
맥주 한잔과 이야기들에 밤 시간이 짧다.


하늘의 별빛도 좋고,
들려오는 불경소리도 좋고,
사람도 좋고,
이 밤이 좋다.


이 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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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바간, 일출

2014.07.12 21:38

2011.11.13

아침 네시반에 눈이 떠진다. 와.... 내가 이렇게 부지런히 살았나 새삼 혼자 대견스럽다.

그렇게 유명하다던 바간의 일출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지난 겨울 친구를 이끌어 주었던 한춀린이라는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대충 씻고 게슷하우스를 나선다.

반갑고 수줍게 인시하는 작은 체구의 청년이 있다. 오늘하루 이 고즈넉한 도시를 안내해줄 친구 한춀린이다.

올드바간의 일출이 유명하다는 곳으로 마차를 달린다. 흰 입김을 뿜으며 묵묵히 달리는 말이 좀 안쓰럽다.

새벽이라 옷을 어떻게 입을까 하다가 긴팔티 한장에 반바지만 입고 나왔는데 꽤 춥다. 후드티 생각이 간절하다. 긴바지도 있고, 후드티도 있고, 거기에 초경량 파카까지 챙겨왔는데, 막상 귀찮다고 안입고 나온게 후회된다.

삼십여분을 달려서 일출을 위한 사원에 도착한다. 이미 두팀정도가 미리 와있다. 사원위를 플래쉬를 비추며 올라가니 어스름한 새벽빛에 보이는 실루엣이 아름답다.

조금 지나니 양곤에서 뵈었던 스님들이 올라오신다. 참 단아해 보이는 세분들이 바간의 일출을 보러 오신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양곤에서 바로 바간으로 오셔서 며칠째 머무르고 계시단다. 잠깐의 인사가 끝나고 새벽의 바간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어스름한 새벽이 지나고 첫빛이 올라온다.

조금씩...... 어둠속에 숨어있던 탑들이 그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빛 속에서 보이는 수많은 탑들의 실루엣.... 사진으로 담는데 그 감동이 담기지 않는다.

주변엔 어느새 각국에서 온 사진사들이 열심히 장엄한 일출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갑자기 도둑맞았던 카메라 생각이 간절하다. 아무래도, 바간에 다시 오게 될것 같다.

여행하면서, 여러번의 일출과 일몰을 보았지만, 바간의 일출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는것 같다. 수천개의 불탑속에, 수백년 수천년의 사람들의 기원이 시간의 두께만큼 차곡차곡 감동으로 쌓인다.

아.... 이곳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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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도착 및 일출. 만달레이 힐 및 인근)

2014.07.12 02:41

2011.11.10 

버스는 밤 고속도로를 달린다. 익히 들었던 명성에 맞게 엄청나게 빵빵한 에어컨과 귀가 터질것 같은 노랫소리를 벗삼아 밤길을 달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이불을 둘러쓰거나, 꼭 끌어앉아서 추위를 참으며 티비를 본다. 왜 에어컨을 줄여달라는 말을 안하는지 모르겠다. 


조금 졸다보니 불이 켜지고 방송이 나온다. 휴게소다. 대충 눈치봐서 볶음밥을 하나 시켜먹는다. 1600짯. 가격 착하다. 


밥먹고, 양치하고 다시 버스에 오른다. 출발해서 털털거리며 가다가.... 갑자기 섯다. 그런데 다들 익숙한가보다. 엔진소리 없고 티비소리 없으니 사실 잠들기는 더 좋다. 

밖에 나가 바람도 좀 쐬고, 허리도 좀 펴고 하면서 하늘을 보니, 커다란 보름달이 머리위에 있다. 밝아서 좋기는 한데, 달빛에 가려 별이 안보인다. 이렇게 공기맑고 하늘께끗하고 가로등 없는곳이 별보기는 제격인데, 못내 아쉽다. 

갑자기 방비엥에서 봤던 밤 별빛이 그립다. 

우리 아저씨들이 버스를 고쳤다. 힘차게 출발했고. 새벽 다섯시... 만달레이에 도착했다. 

오토바이 기사에게 로얄 게스트하우스로 가자고 한다. 예약도 안하고 나도 참 무대포다. 게스트하우스 도착하니 방 없단다. 좀 기다려 보라고 하기에 근처 호텔들 돌아봤는데... 죄다 옥탑방이다. 호텔 오르내리다 죽을것 같아서 로얄게스트하우스에 다시 간다. 좀 있다 아홉시쯤 체크아웃 하는 방 하나 있다길래 일단 한다고 하고, 오토바이 운전기사에게 오늘 하루 가이드계약을 한다. 

잠도 안깬 그 새벽에 만달레이 힐에 올라거야 한단다. 일출이 장관이니 꼭 보라고..... 올라가는데 참높다. 이것 참... 등산 싫은데. 

만달레이힐로 가는 길에 새벽이 눈을 뜬다. 궁전앞 해자에 여린 물안개가 붉은 빛과 어울려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감탄하는 사이에 사진을 못찍었다. 이거 좀 후회될듯 하다. 내일 새벽에 볼 수 있으려나.... 

만달레이 힐에 오르는 계단은, 처음엔 만만하게 봤다. 거기에다, 가이드가 해 뜰시간 다 되가니 쉬지말고 올라가라고 한 터라 숨한번 안고르고 열심히 오른다. 

그런데... 힘들어 죽을것 같다. 아... 저질체력... orz... 

조금 올라가니, 첫 햇살이 부처님의 얼굴을 비춘다. 왠지 온화하고 마음편해지는 모습... 


정상에 거의 다 오르니 첫 햇살이 비춘다. 푸르스름한 햇빛에 세상은 새빛을 머금는다. 잔잔히 가라앉은 안개를 헤치고 그림같은 만달레이의 풍경이 펼쳐진다. 


조금 더 걸음을 빨리해서 정상에 오르니... 이건 감동이다. 이곳을 오르며 느꼈던 고민과 후회같은건 순식같에 사라진다. 장엄함.. 아니 이건 그것보다 더 큰 뭔가가 있다. 지금까지 많은 곳을 다니변서 보았던 수많은 일출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벅찬 감동. 이 일출은 이번 여행중 만난 여러번의 일출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장엄한 일출이었다. 

일출을 보고 천천히 내려온다. 살짝 배도고프고...... 만달레이 힐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는다. 2000짯.. 싸고 맛있다. 아침부터 바쁘게 다니는것 같지만 그래도 무척 만족스럽다. 

일출도 봤고, 이제 짐좀 챙기고 잠깐 쉴까 했더니, 우리 모토 기사아저씨 쉴 시간 없단다. 옆에 꼭 봐야하는 사원이 두어개 있으니까 일단 보라고 데려간다. 

캄보디아의 크메르 양식과는 꽤나 다른 양식의 탑들이 수없이 몰려있는 사원.... 특이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쉼없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하지만, 쉐다곤 파고다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나...... 깔끔한 흰색의 파고다들, 분명 멋있기는 한데 약간 맥빠진다. 

이 사원들을 보고나니 피곤함이 몰려온다. 우리 가이드 아저씨.... 터프한 여행객들만 상대했나보다. 난 하루에 한두개만 보고 쉬는 스타일인데..... 쩝. 다른곳으로 끌고가려는걸 힘들어서 그러니 좀 쉬겠다고 하고 호텔로 온다. 

지금 열한시... 두시쯤 만나기로 하고 낮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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