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 인레, 양곤

2014.07.12 22:21



2011.11.20

어제 늦은시간까지 자매들과 이야기를 하고 늦게 잠이 들었는데, 아침일찍 눈이 떠진다.

혹시나, 어제 너무 주제넘은 이야기를 한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냥 그들이 내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옷을 쳥겨입고 간단히 씻고 옆방 문을 두드린다. 마침 동생들도 나갈 준비가 되었나보다.

같이 식사를 한다. 이 친구들... 이 게스트하우스의 식사를 보고 깜짝 놀란다. 이해한다. 나도 처음에 그랬다.

내가 오늘 양곤으로 가기에, 이친구들은 내가 쓰던 방으로 옮기기로 한다. 훨씬 예쁘고 아늑해 보였나보다. 먼저 짐을 싸서 내 방으로 옮겨놓는다.

이친구들은 오늘 보트투어를 하는 날..... 즐겁게 투어하고 오라고 이야기하고 일찍 작별인사를 한다.


짐을 싸놓고, 양곤의 숙소를 알아본다. 바간에 있을때 전화로 알아보았던 숙소는 이미 예약이 꽉 차있어서 포기했는데, 혹시하는 마음에 전화를 해 보았더니 여전히 자리가 없다.

난감하다. 레인보우호텔은 피하고 싶은데...... 호텔 리스트에 있는데로 여기저기 전화를 해봐도 빈 방이 없단다. 20$부터 80$짜리 비싼 호텔들이 다 꽉 찼다. 대책없이 그냥 가기는 싫은데...... 마지막으로 레인보우에 전화를 해 보니 방이 있단다.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예약을 한다.

양곤 숙소까지 예약을 하고나니 허탈하다. 그간의 여행이 끝나는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않다.

5일간의 인레를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한다.







다시 양곤으로 도착해서 레인보우호텔로 간다. 그래도 2주만에 다시 오기는 했는데, 기분이 썩 상쾌하지 않다. 만달레이, 바간, 인레에서 느꼈던 따뜻하고 편안함이 양곤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도 애매하고 특별히 하고싶은 일도 없다. 갑자기 무기력해진다.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며칠전 보트투어를 같이 했던 그레이엄이 알려준 라이브카페를 가보기로 한다. 시간도 많고, 걸어갈만한 거리인듯 해서 천천히 걷는다.

걷는길에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둡다. 아니....... 밝지를 않다. 미얀마에서 이런 얼굴이 낯설다. 혹시나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하다.

걸으면서 생각해 본다. 몇시간전에 있던 인레와 이곳의 차이가 뭘까...... 도시화? 외지인들의 유입? 잘 모르겠다. 아무리 고민해도 알 수가 없다.

걷기에 불편한 길을따라 한시간쯤 걷는다. 지도가 단순하지만 그럭저럭 찾아갈만 하다.

도착한 곳은 sayasan road. 양곤의 괜찮은 식당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 곳이란다.

시간이 좀 남아서 도로를 쭈욱 둘러본다. 양곤의 다른 시내처럼 복잡하지는 않지만, 그리 정감가지 않는 길이다.


미스터기타... 오후 여섯시부터 연다고 하는데 시간이 남았다. 출출하기도 하고 옆에있는 바베큐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두어시간쯤 있다가 자리를 일어선다. 피곤하기도 하고, 기대했던 것 보다 음악이 재미가 없다.

2011.11.21

바쁜일도 없고 천천히 일어난다. 식당 조식은 한식.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 꽤 마음에 든다. 뒹굴거리다가 만달레이에서 만난 NGO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본다. 어.. 다행이 연락이 된다.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특별히 하고싶은 일도 없고..... 처음에 도착했을때 못갔던 사원들을 보러 간다. 이번엔 헤메지 않겠지 하며 출발한다. 뭐... 모르면 물어보면 되겠지 하고 마음편하게 생각한다.

영화박물관을 지나니, 저번에 지나쳤던 사원이 보인다. 무작정 올라가 본다. 뭐 어떻게 되겠지 싶은데 다행이 맞나보다. 사원에 들어서서 소박한 이것저것을 보다보니, 뒷쪽으로 연결되는 작은 길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들어서니, 꽤 큰 사원이 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니, 인자한 얼굴을 하고 계신 큰 부처님이 반겨주신다.
사원을 돌아보고 있는데, 어떤 현지인이 말을 걸어온다. 맞은편에 있는 와불이 유명한데 가보지 않겠냐며, 자기가 안내해 주겠단다. 그러면서, 다음주면 자기도 수도하러 저 사원에 들어간다고 자랑을 한다.

그런데 이녀석, 대충 여기저기 돌아보더니, 수고비를 달란다. 뭐.. 이럴줄 알았다. 대충 1000짯정도를 줫더니 너무 적단다. 여행막바지라 돈도 별로 없고, 거기에 양곤이 그리 반갑지 않은데 이녀석, 집요하다.

'니맘은 알겠는데, 그러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라고 하고돌아선다. 계단을 오르니 따라오지는 않는다.

계단위에 올라서니, 관리하는 사람이 저런애들한테 돈주지 말라고 한다. 여기는 입장료 안받는단다.

뭐..... 양곤은 이래저래 맘에 안든다.

와불을 보고나니 특별이 할게 없다. 친구랑 약속은 저녁 일곱시.... 시간도 때울겸 슐레파야에 가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슐레파야로 간다. 그리고, 금새 실망한다. 

슐레파야를 나와서 동네구경을 한다. 얼핏 영국의 식민지였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풍의 건물들이 보인다.

조금 걷다보니, 높은 건물이 보인다. 저게 사쿠라타워인가보다. 그곳의 꼭대기에 전망괜찮은 식당이 있다던데, 한번 가볼까 싶다.

사쿠라타워에서 시간을 보내도 마음이 이상하게 불편하다. 이 불안의 이유를 모르겠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친구를 만나러 어제 저녁을 먹었던 사야산로드로 간다.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에 오니  사무실 안쪽이 시끄럽다. 좀 있으니 한국인 여행자 한명이 씩씩거리고 나온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미얀마 아가씨를 데리고 호텔로 올라간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그림이 보인다. 씨바... 부끄럽다.

이렇게 미얀마의 마지막 밤이 지난다.





2011년 11월 22일

늦으막히 일어나서 식사를 한다. 미얀마의 마지막 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아쉽다. 며칠전까지는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는데, 양곤의 며칠은 아쉬움이 크다. 다음에 미얀마를 다시 오게되면 어떻게 변해있을지 두렵다. 한류로 좋은 이미지가 쌓여있기는 하지만, 그 이외에 다른것들로 한류가 얼마 가지 않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은 미얀마 돈을 대충 챙겨보니 호텔비를 미얀마 돈으로 계산하면 조금 돈이 남겠다 싶다. 준비해 온 돈이 거의 바닥났다. 조금 남은 달러는 오늘밤~내일까지 방콕에서 쓸 돈이니, 남은 미얀마돈으로 모든걸 다 해결해야 한다.

이틀간의 호텔숙박료를 계산하니 만짯정도가 남는다.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러펫예를 세봉지를 사고 나니 이천몇백짯이 남는다. 길거리에 있는 현지인 노천식당에서 현지인들이 먹는 밥을 시켜 먹는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간다. 마지막이 아쉽다. 뭐..... 첫 미얀마 여행인데, 양곤만 빼면 모두 만족스럽다. 이정도면 훌륭한 여행이다 싶다.

아쉬움을 남기고 비행기를 탄다.

밍글라바.... 또보자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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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인레 (동네산책, 카누투어)

2014.07.12 22:17



2011.11.18

살짝의 두통과 함께 아침을 맞는다. 생각해 보니 매일밤 맥주와 함께했다. 아마...... 여행와서 맥주를 조금 멀리했으면 여행경비가 많이 줄었을것 같다. 뭐...... 혼자 온 여행에 저녁에 마시는 맥주는 긴 밤을 함께 해 주는 친구와 같기에, 친구를 멀리할 수 없는 애틋함쯤으로 여긴다.

시간을 보니 대충 열시 가까이 된듯 하다. 그래도 이곳의 맛있는 아침을 놓칠 수 없기에 주섬주섬 옷을 챙여입고 식당으로 간다. 간편하게 입기에는 론지가 최고다.

아침을 먹고 뭐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무슨일인가 찾아가 니 친구가 너한테 전해달라고 맡겨놨다면서 보니 책을 한권 전해준다. 어제, 보트투어를 같이했던 그 친구가 아침에 왔다가, 내가 자는것 같아서 여행 선물이라며 책을 맡겨두고 간거다.

생각치도 못한 선물에 마음이 따뜻하다. 맨 마지막장에 작게 이렇게 적혀있다.

"SEEK!
덕분에 바간에 이어 인레도 참 좋아졌어요. ^^
정말이지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네요.
남은 여행 건강하고 행복하게!
으~ 양곤가기 싫다. ㅠㅠ"

작은 글 한자락에 여행하면서 만난 따뜻한 인연이 담겼다.

그리고.... 인레를 떠나기 싫어진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늘까지 묵고 내일 양곤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바간에 묵으며 미리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놓았는데, 하루전에 재 확인이 필요하다고 신신당부를 받았다. 양곤에서도 딱히 할거는 없는데 싶어서 인레의 일정을 하루 연기한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이야기하니 친절하게도 전화로 예약을 변경해 주신다.

따뜻한 선물도 받았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한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나중에 사진 보내주기로 하고 메일주소는 받아놨는데, 그렇게라도 연락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밖으로 나가본다. 여행 막바지가 되니 빈둥빈둥 모드다.

일단 메일체크를 하러 인터넷 카페에 가본다. 뭐 백수라 연락올데도 딱히 없기는 하지만, 인천에서 방콕으로 올때 비행기가 취소되어 대체편으로 온 터라 방콕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편이 온전히 있을지 걱정이다. 방콕에서 양곤으로 건너올때도 그날 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은 취소되어 있었던 터라 은근히 신경쓰인다.



메일을 확인하고 시간을 보니 열두시언저리.... 인터넷 카페를 나와 조금 걷다보니 마사지샵 간판이 보인다.

갑자기 몸이 찌뿌둥하게 느껴진다. 마사지 간판은 사람의 몸을 찌뿌둥하게 만드는 이상한 마력이 있나보다. 무언가에 홀린듯 마사지집으로 들어간다.

마침 점심을 먹으려 준비하는듯했는데, 웃으면서 누우라고 한다. 시간을 잘못맞췄나 조금 미안하다.

조금있으니, 서양 아주머니 한분이 더 들어오신다. 내심 다행이다 싶다.

태국의 마사지는 남자 여자 구분없이 편하게 마사지를 하는데, 이곳은 좀 다르다. 남자는 무조건 남자가 마사지를 해 주고, 여자는 무조건 여자가 해준다. 그런것 불편하게 여기시는 분은 편하겠다 싶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어김없이 한국드라마의 얘기가 나온다. 송승헌의 친구가 작년에 왔다갔단다. 그러면서 안내문도 써주고 갔다고 자랑을 한다.

마사지는 적당히 부드러웠고, 적당히 강했으며, 아주 편안했다. 한번쯤 받아도 좋을것 같다.

마사지 요금을 계산하는데 차를 한잔 준다. 차를 마시며 안내문을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티비 밑에 한국 연예인 브로마이드가 걸려있다. 나를 마사지해준 사장의 와이프는 밥먹을때도 브로마이드 앞에서 브로마이드를 보며 밥을 먹는단다. 재미있는 농담에 마음이 편안하다.

다음에 또 올때는 브로마이드나 사진같은거 챙겨서 갖다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미얀마에 올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마사지를 받으며 생각해 보니, 책을 전해줬던 친구가 이 근처에 묵었던 기억이 난다. 세시 언저리 비행기라고 들었던것 같은데, 잘 하면 호텔에서 만날 수 있을것 같다. 마사지를 받자마자 그친구가 묵었던 remember inn으로 가본다.

리셉션 게이트에서 한국인 여행자를 찾는다니, 10분전에 택시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단다. 아...... 고마운 마음도 전하지 못했는데..... 마사지를 받지 말고 바로 올걸 하는 후회가 든다.

아쉬운 마음을 담은채 동네를 걷는다.











오늘 해도 져 가는데, 카누를 타고 일몰 보트투어를 해 볼까 한다. 제티쪽으로 나가보니 일몰투어 하는 사람들을 찾기가 막막하다. 대충 걷다가 물어보니, 자기네들이 해줄 수 있는데, 잠깐 기다려 보라며 카누를 몰아줄 사람을 찾는다.

갑자기 물어봐서 그럴까... 카누 몰 사람이 없어서 고생한다. 내일 다시 오겠다고 이야기하고 동네로 돌아온다.

길가 카페에 앉아서 맥주한잔을 시켜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한컷씩 찍어서 모아놓으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카메라를 든다.

혼자 사진놀이 하며 음악듣고 책보고 하다보니, 출출하다. 메뉴에 스파게티가 있기에 혹시나 하며 시켜본다. 미트소스 스파게티.... 아주 보편적이고 만들기 쉬운 메뉴이니 실망스럽지는 않을듯 하다.



그런데..... 소스에 비해 너무나 푸짐한 면발..... 소스만 충분히 나왔으면 맛있을것도 같았는데 이곳 사장님의 정성이 너무나 넘쳤다.

사진을 찍고있는데....... 저 앞에, 바간에서 인레로 오는 버스를 같이 탔던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여행객이 지나간다. 분명히 껄로에서 내렸을텐데...... 어쩌면 껄로에서 헤어진 자매들도 만날수 있겠다 싶다.

이렇게 또 하루를 보낸다.







2011.11.19

어젯밤에도 맥주님들과 함께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는다. 오늘은 뭘하지??? 동네에서 빈둥대는걸 참 좋아하지만, 가끔 뭘할까 고민이될때면 나름대로 난감하기도 하다.

뭐... 책보고 돌아다니고 하지 뭐.... 오후에는 카누투어 가면되고....

아침식사를 하고 방에서 잠깐 비비적거리다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문을 열고 나서니

반가운 얼굴이 문앞에 있다.

그리고 서로 깜짝 놀란다.

껄로 트래킹을 하고 온 자매들이, 숙소를 찾아 헤메다 여기로 온거다. 어디에 묵겠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몇일에 이리로 온다는 이야기도 없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마주친다.
 
이번 여행은, 참 신기하게도 인연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몇일간의 반가운 이야기을 하고, 동네 구경을 하며 낮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되어 카누투어를 하러 간다.
























그렇게 일몰을 바라보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갑니다. 여태껏 너무 아름다운 일몰을 봐와서인지는 몰라도, 가슴을 적시는 아름다움은 없었습니다만, 마지막 인레의 모습이라 그런지 제 마음속에는 따뜻하게 남았네요.








여행의 마지막이 되어가니, 가는 시간이 참 아쉽다. 며칠만에 만난 동생들에게 맛있는것을 사주고 싶어서, 숙소앞 그린칠리 레스토랑으로 간다.

그들이 했던 여행은, 내가 한 여행과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내가 했던 여행과, 거기에서 느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전해주고 싶다. 어쩌면, 주제넘는 짓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껏 다녀왔던 그 어떤곳보다 이곳은 다르고 특별하기에, 미얀마가 이들의 앞으로의 여행의 기준이 될 것이기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처음 갔던 자유여행이 그 이후의 모든 여행의 기준이되기에, 어떻게 보면 미얀마는 첫 여행지로는 아주 안좋은 여행지라는 생각이다.

그 어느곳도 이곳의 사람들 처럼 따뜻하지 않을것이며, 이곳에서 느꼈던 친절과 순박한 미소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여행의 기쁨과 행복보다는 실망과 아쉬움이 클 것이기에, 그들이 경험한 이곳을 객관화 하기를 바란다. 물론 주제넘은 일이고, 섣부른 이야기일것이다. 하지만...... 해줄수 밖에 없었다.

그린커리에서의 이야기는 장소를 옮겨,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에서 늦게까지 이어진다.

부디 이 이야기들이, 동생들에게 내 마음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인레의 마지막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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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인레 (인레호수 보트투어+인떼인유적)

2014.07.12 22:10



2011.11.17

오늘의 보트투어가 기대되었는지,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진다. 샨카 투어를 할까 보트투어를 할까 고민했는데, 오늘은 보트투어를 하고 상황봐서 샨카투어는 내일이나 그 다음날쯤 하면 어떨까 싶다.

만족스러운 조식을 하고 나서, 어제 만났던 친구를 기다린다. 그 친구의 숙소는 내가 묵는곳과 끝에서 끝 거리.... 걸어오는게 꽤나 멀어서 힘들겠다 싶다.

9시가 되니 딱 맞춰서 도착한다. 오늘의 보트투어는 영국에서 온 그레이엄이라는 아저씨와, 나, 그리고 친구 이렇게 셋이고, 인떼인 유적까지 돌아보는것으로 하여 18,000짯에 계약을 한다.

선착장까지는 15분정도 걷는다. 어젯밤에 Four Sisters Inn 갔을때 보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침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에 활기가 느껴진다.

좁고 긴 보트(어제 호수를 건넜던 보트와 같은 보트이다)에 의자 세개가 미리 세팅이 되어있다. 그레이엄을 맨 앞자리에 앉히고, 나와 친구가 그 뒤에 자리를 잡는다. 




낭쉐에서 인레호수까지 가는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수로를 따라 한참 달려야 넓은 호수에 닿는다. 








이 높은곳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는것이 놀랍고, 이 호수에 기대어 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낯설다.

이곳에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사람들의 미소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업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광상품처럼 바라보고 하는것이 이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계속 셔터를 눌러대지만 가끔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카메라를 내려와야 하나...... 고민은 하지만, 내려놓지를 못한다.

셔터를 누르는 손이 무겁다. 스스로 속이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배를 타고 가는데, 이 빛나는 하늘에 눈이 부시다. 선글래스를 껴 보았으나, 돗수가 없어서 사진을찍는데 불편하고...... 호수를 가르는 바람에 모자는 자꾸 벗겨지는데 살짝 난감하다. 뭐...... 좀 타면 어떠랴 싶어서 아예 모자를 목 뒤로 넘기고 햇살에 얼굴을 내민다.

나중에 보니.....

코끝만 탓다.






































선착장에 내린다. 5일마다 열리는 장날..... 이곳의 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진흙으로 된 길을 조심조심 건너고, 엉켜있는 배들을 이리저리 타넘어 시장에 들어선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저울로 토마토를 파는 노점을 지나서, 시장을 돌아본다.

시장은 생각보다 컸고, 사람도 많았으며, 물건은 저렴했고, 살건 없었다










배는 다음 마을로 우리를 데려가서, 전통 담배를 만드는 작업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어려보이는 친구들이 웃으며 즐겁게 일을하고 있는데, 손길이 능숙하다. 



담배마는 아가씨들과 작별하고, 

 


다섯명의 부처님이 계신 사원으로 간다. 다섯분의 부처님들께, 금박을 한두장씩 붙여나가다 보니, 시간이 흘러서 부처님의 모습은 간데없고, 저런 둥그런 눈사람같은 금덩이 다섯개로 변했단다.
같이 투어를 했던 친구는,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올린다.

군대있을때는 108배도 해보고 했는데.....  간절히 기도할만한게 뭐가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리고...... 참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고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아직은 무었이던지 하면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있어서, 저렇게 무었인가 간절하게 원해본 적이 없었나보다. 이렇게 살아올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친구에게 고맙다.



점심을 먹으며 그레이엄과 처음으로 이러저러한 얘기를 한다. 얘기하다 보니, 이친구 참 로맨티스트다. 나이는 나보다 조금 더 들었을것 같은데, 하는 일은 컴퓨터 스토리지 엔지니어(맞나? 기억이...)

20년전에 태국에 여행을 와서, 푸켓에서 한 태국 아가씨에게 반해서 3개월 후 다시 그 아가씨를 찾아가서 구애를 하고, 결혼을 한 멋진 용기를 지닌 아저씨다.

와이프의 집은 깐짜나부리, 1년에 두번씩 처가를 방문하고, 그때마다 태국 인근지역을 여행한단다. 1년에 휴가가 몇일이나 되냐고 묻기에, 난 지금 백수라 휴가 개념이 없다고 얘기하고, 같이 있는 친구는 5일이라는 말에 말도 안된다며 믿지를 않는다.

진짠데...... 언제쯤이면 바뀔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치고 배는 인떼인 유적으로 향한다. 따뜻한 햇볓과 시원한 바람..... 거기에 배까지 부르니 잠이 솔솔온다.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유적에 도착한다.

인떼인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긴 완만한 계단길을 걸어올라가면 어느새 눈 앞에 멋진 탑들이 펼쳐진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좋다. 거기에 내려가는 길은 소박한 대나무숲도 있어서 편안한 산책길이다.














인떼인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는데, 마침 학교가 끝나는 시간인가보다.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나오는데 그 모습들이 참 귀엽다. 아이들과 장난도 좀 치고 얘기좀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난다.






인떼인 유적군을 지나서, 마지막으로 점핑캣 사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자느라고 정신이 없다. 혹시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다려보지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듯 단잠에 푹 빠져있거나 햇볓에 뒹굴거리느라 여념이 없다.









점핑캣 사원을 나와서 낭쉐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쭌묘도 살짝 들려본다.





어느덧 햇살은 황금빛으로 바뀌어 가고, 오늘의 일정도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













보트투어를 끝내고 숙소에 들어오니 오후 다섯시...... 한것 없이 앉아서 보트만 타고 다녔는데도 은근히 피곤하다. 같이 투어한 친구가 샨국수를 먹어보지 못했다 해서 같이 국수를 한그릇 먹고, 헤어진다.


숙소에서 좀 쉬고있는데, 왠지 출출하다. 맥주를 한잔 할까 해서 숙소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혹시 맥주 파냐고 물어보니 안판단다. 조금 가면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파니 사다 마시란다.

가게에 가보니 사람들이 티비앞에 바글바글하다. 유럽 축구 아스날의 경기다. 맥주 두캔을 사고, 빵 한두개를 산 후에, 박주영 나왔는지 물어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린다.

'밍글라바~~~ 아임 프롬 코리아~~ ' 이랬더니 다들 웃으면서 반겨준다.


고맙다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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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냥쉐 (인레) - 자전거투어 (온천, 인레호수, 마잉따욱)

2014.07.12 21:54




2011.11.16

어제 책을 읽다가 나도모르게 잠이들었나 보다. 샤워하고 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고 아주 간단한 옷만 입고 뒹굴거리며 책을 읽었던 기억은 나는데,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도 없고...... 이불도 제대로 덮고 잤을리는 없으니 으실으실 추운것도 이해가 간다. 아직 11월 중순이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다.

추운 몸을 녹이려 샤워를 한다. 그래도 따뜻한물이 잘 나와서 추운 몸을 녹이는데는 아주 제격이다. 뜨뜻한 물에 푹 담구고 싶기는 하지만, 그건 좀 사치스러운 일 같고, 이정도만으로도 훌륭하다.

시계를 보니 아홉시.... 오늘 일정에 대해서 딱히 생각해 본것도 없고 뭘 해볼까 생각한다. 뭐...... 밥부터 먹자.

별채 2층의 식당으로 올라간다. 테이블 네개의 소박한 식당. 식당에 올라가니 뭐 먹을건지 물어본다. 미얀마티, 블랙커피, 커피... 블랙커피라길래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가 생각이 나서 블랙커피를 주문한다. 계란후라이와 오믈렛..... 오믈렛이 더 나을듯 해서 오믈렛을 주문하니, 팬케익 종류를 결정하란다. 바나나 팬케익, 토마토와 양파를 넣은 팬캐익.... 게스트하우스에서 여러번 자봤지만 이렇게 많은 종류의 음식을 고르라는 곳은 처음이다.

잠시후에 음식이 나오는데, 에스프레소도 아메리카도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맛있는 커피와, 토스트 빵 두조각, 잼, 버터, 바나나 두개, 아보카도 한조각, 오믈렛과 바나나팬캐익... 이 조식 하나만으로도 이 게스트하우스가 사랑스럽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아주 비싼 호텔에도 묵어보고 아주 싼 게스트하우스에도 묵어봤지만 가격대비 조식의 만족도는 이곳이 단연 최고다.

아침식사도 했겠다...... 어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시장도 한바퀴 돌아보고 동네를 좀 기웃거려보기로 한다.

동남아시아의 시장은 왠지 서로 많이 닮았다. 방비엥에서 2주간 눌러앉아서 놀때도 느꼈지만, 가공되지 않은, 딱 필요한만큼만 손질된 물건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전시되고, 그런것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외국인들을 더 신기하게 바라보고....










시장을 돌아보고 나니 목이 마르다. 지나가다 보이는 식당이 있어서, 무작정 들어가서 포테이토칩과 맥주를 주문한다. 책을 한권 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맥주를 마신다. 가끔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사람들과 부딛히는 것 보다 이렇게 한쪽에 가만히 앉아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것도 재미있다. 




한두시간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아침에 나올때 보니 자전거로 이 근처를 돌아보는 코스가 있던것 같았는데, 괜찮으면 한번 해볼까 한다. 더운 날씨에 자전거가 어떨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자전거 산책도 나름 재미있을것 같다.







게스트하우스에 물어보니 지도를 한장 준다. 낭쉐에서 서쪽길을 따라 가면 온천이 나오고, 동쪽으로 가면 일몰이 좋은 winery가 있고, 거기서 더 가면 마잉따욱이라는 곳으로 연결되며, 온천과 마잉따욱은 보트를 타고 인레호수를 건너면 연결이 된단다. 지금 시간이 대충 한시정도 되었으니, 자전거를 타고 온천쪽으로 가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마잉따욱에 가서 전망좋다는 view point에 올랐다가, winery에서 일몰을 보고 돌아오면 되겠다 싶다.

1000짯을 내고 자전거를 빌리고 길을 나선다. 론지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게 어색하긴 한데, 가끔 론지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바람이 꽤나 시원하다.
지도상으로는 2시간 30분정도의 여정.... 그런데 그 시간안에 가려면 열심히 달려야 겠다. 하지만.... 가는 길 주위에 있는 풍광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중간중간 내려서 동네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있게 산책한다.

온천까지 오는 길이 참 예쁘다. 길도 그리 나쁜편도 아니고 바람도 상쾌해서 자전거 여행을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온천으로 꺾어지는 삼거리에 작은 찻집이 있다. 목도 축일겸 커피를 한잔 마신다.

한시간정도 걸려서 온천에 도착한다. 온천은...... 비싼돈 주고 들어가기에는 좀 아쉽다.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려는데 갑자기 론지 매듭이 풀린다. 다행히도 아슬아슬한 상황은 면했는데, 자전거 탈때 좀 조심해야 할듯 하다. 온천을 돌아보고 나오니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뭐하는데냐고 물어본다. '온천이고, 1인당 입장료가 있다. 한번 돌아봐라. 돌아보는건 돈 안받는다'고 얘기해 준다.














온천을 지나서 조금 가니 작은 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아마도 강을 거너는 보트를 타는 마을인가 보다.  조금 걸으니 어떤 할아버지가 반갑게 웃으시며 말을 건다. 꾸벅 인사를 건네며 혹시 호수를 건널 수 있냐고 물어보니, 웃으시며 따라오라 하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조금 걸으니, 할아버지는 아들이 네명이 있는데, 막내아들이 보트를 몬다고 하시면서, 자기네 보트 타고 건너란다. 6000짯에 자전거 까지 태워서 건너기로 하고 호수로 나간다.














마잉따욱에 도착하니, 동네가 참 소박하고 귀엽다. 지도를 보니 위쪽에 인레호수를 돌아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단다. 힘들게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경운기를 타고 올라가는 중학생쯤 되어보이는 사내아이 둘이 지나간다. 눈웃음을 보내고 힘들지 않은척 하며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올라간다. 당장 내려서 걷고싶은데, 이녀석들 먼저 가고있으면서도 계속 나를 쳐다본다.

조금 올라가니 고아원이 나오고, 그 옆에 가게에 자전거를 맡긴다. 이제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산길을 걸어 올라가는데 뒤에서 스쿠터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아까 경운기 소년들중 하나다.

산 위쪽으로 가는 길인데 태워줄까 하고 묻는다. 당연히 OK!!

스쿠터의 뒷자리에 앉아서 산을 오른다. 오르다 보니 서양인 커플이 산길을 걸어 오르고 있다. 눈이 마주쳤는데 살짝 부러움이 비친다.

자식.... 내가 더 부럽다.

뷰포인트에 있는 사원의 입구에서 이녀석, 다왔으니 여행잘 하라고 한마디 하고 슈웅~ 하고 달려간다. 태워줘서 고맙다고 말할 시간도 안주고 그냥 가버리니... 녀석 시크하다.







자전거를 맡긴 가게에 와서 그냥 가기가 미안해서 콜라를 한잔 한다. 아이과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잠시 놀다보니, 한국인이라는 말에 얼굴에 웃음이 핀다. 챙겨갔던 화장품 샘플과 머리핀을 선물로 주니, 사내아이의 머리에 머리핀을 꽂는다. 같이 웃으며 기쁘게 헤어진다.




시간을 보니 마잉따욱을 돌아보기가 애매할 듯 하다. 다음 기회가 있겠지 하며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일몰이 예쁘다는 Winery 이정표가 보이는데, 개방시간이 오후4시까지이다. 그런데 지금 시간은 4시 5분..... 오늘 뭔지 아쉽게 시간이 안맞는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서 옆집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저녁을 먹으러 시장으로 나선다.

이 지역의 유명한 음식인 샨국수를 먹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며 산책을 한다. 





 

산책을 하다 옆을 보니 익숙한 옆모습이 보인다. '여기서 뵙는군요~~~'라고 말을 붙이니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바간에서 마차를 같이 나누어탔던 여행객이다.

헤어진지 2~3일밖에 안지났는데, 해줄 이야기가 너무 많단다. Four Sisters Inn의 음식이 괜찮다기에 거기에서 이야기 보따리가 쏟아진다. 짧은 시간동안 영화같이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고 왔단다. 아직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이곳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 이야기만 듣는데도 그 따뜻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내일 있을 보트투어를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숙소까지 바래다 준다.

여행에서 만나는 인연은, 신비롭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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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바간 이모저모, 인레

2014.07.12 21:47



2011.11.14
어제, 너무나도 편안하고 즐겁고 잊기싫은 밤이 지나고, 아침을 숙취와 함께 맞는다.

20대의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있으면, 어느새 나도 그들과 같은나이로 돌아간것 같아서 즐겁기는 한데, 역시 몸이 안따라 주기 시작한다.

원래 계획은 이 근처 뽀빠산에 다녀오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는것 같아서, 오늘 뽀빠산은 취소하기로 한다. 보통 여행오면, 이것저것 안하고 한 동네에서 며칠씩 있으면서 편하게 어슬렁거리고, 분위기 괜찮은 라이브 바라도 있으면 몇일이건 저녁마다 거기에 출근도장 찍으면서 친구들 사귀고, 음악듣고 그러면서 지냈는데, 이번 미얀마는 너무 바빴다.

다행히 조식 시간에 늦지않게 일어나서 방을 나서는데, 방문을 여니 쪽지가 한장 떨어진다. 어제 마차투어를 같이했던 친구가, 오늘 비행기를 타고 인레쪽으로 먼저 가는터라 인사못하고 간다고 짧은 글을 남겼다. 작은 쪽지한장에 아침이 산뜻하다. 아무것도 해준것 없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오늘 간다고 들었으면서도, 쪽지한장 준비하지 못했던게 못내 미안하다.

식당으로 올라가니, 난향의 사장님께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 사모님 번거롭게 하는게 싫으셔서, 아침은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간단하게 드시곤 하신단다. 인사를 드리고, 식사를 하고 있으니 어제의 자매들이 올라온다. 이친구들도, 오늘 특별하게 하는 일 없이 오전은 쉬고, 오후에 자전거 빌려서 어제 좋았던 사원에 다시 한번 다녀올 계획이란다.

원래는 오늘 인레로 갈 예정이었는데, 마침 내가 내일 인레로 이동할거라고 하니 선뜻 일정을 바꿔준다. 괜히 하루의 여행일정을 빚진것 같아 미안하다. 그래도, 바쁘게 다녔던 동네보다, 할일없이 뒹굴거렸던 동네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얘기를 해 본다. (뭐..... 순전히 내 경험이니 웃기지 말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내일 새벽에 인레로 떠나기로 한 터라 하루치의 방값이 아깝다. 일충에 묵은 자매들에게 체크아웃 하라고 하고, 내일 새벽출발까지 방을 쉐어하기로 한다. 새벽에 출발이라 편하게 자기도 애매할 시간이고, 긴 이동이라 차에서 편하게 자려면 밤을 새고 버스를 타는게 나을듯도 하니 별 불편함도 없을듯 하다.

방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보고 놀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지나가며 본 후지식당에서 이것저것 시킨다.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맛.. 그리 나쁘지는 않다.

점심을 먹고 시장까지 걷는다. 느긋한 산책에 기분이 좋다. 두 자매들은 어제 시장다니다가 사먹었던 파파야가 먹고싶다며 가게에서 파파야를 하나 사고, 한번도 코코넛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말에 코코넛을 찾는다. 이 자매들은 코코넛이 신기한지 참 즐겁개 마신다.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쉰다. 자매들은 어제의 일몰이 너무 좋았다고 자전거를 빌려서 다시 올드바간으로 가고, 나는 책을 좀 보다가 잠깐 눈을 붙인다.

낮잠을 자고, 영화한편 보고 책도 보면서 뒹굴거린다. 오랜만에 뒹굴거리니 참 편하고 좋다. 거기에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 에어컨도 있으니, 이렇게 하루쯤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훌륭하다 싶다. 이 자매들 만나서 같이 저녁먹으러 가야겠다 싶어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살짝 늦었는데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밤이 되면 가로등도 없이 어두운 동네가 되어서, 혹시 몰라서 랜턴을 빌려주긴 했는데도, 조금 걱정이 된다.

혹시 연락온것 없나 궁금해서 내려가는데, 자매들이 즐겁게 웃으며 계단을 올라온다. 어제 갔던 식당에서 다시 저녁을 먹고, 난향에 들러서 염주를 하나 산다. 그간 주신 친절함이 너무 고마워서 다시 뵙겠다는 인사를 전한다.

내일 이동을 위해서 짐을 좀 챙기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2011. 11.15

새벽 세시... 몇일간 나름대로 정들었던 게스트하우스와 이별할 시간이다. 1층에 내려가서 작은 로비와 연결되는 문을 조심스럽게 여니,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바닥에서 자고있다. 세시반에 픽업이 오기로 한 터라 지금은 나가있어야 할것 같은데, 자고 있는 직원을 깨우기가 미안하다.

조심스럽게 직원을 깨워서, 우리 체크아웃한다고 이야기하니, 부시시한 얼굴로 문을 열어준다. 몇일간 고마웠다고, 나중에 또 오겠다고 인사하고 뒤돌아서니, 비닐봉지 세개를 내민다. 내일 아침에 먹으라고, 샌드위치와 바나나를 준비해준다. 뭐... 숙박요금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이동한다고 이렇게까지 챙겨주던 곳을 겪어보지 못한터라, 쌀쌀한 새벽인데도 마음이 따뜻하다.

세시 반이 되니 버스가 한대 온다. 인레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다. 1인당 10,500짯. 12시간의 이동. 어떨지 살짝 걱정도 된다.

버스에 오르고, 잠시 있으니 사람들이 꽉 찼다. 차는 밤길을 달리고, 내 옆에는 떡벌어진 어깨와 친절하지 않은 얼굴을 하고있는 동유럽계 아가씨가 앉아있다. 아...... 이 아가씨, 동양남자라고 경계를 하는건지 영 옆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덩치는 언니가 더 건장해 보이는데, 왜 날 경계하는지..... 왠지 불안하고 마음도 몸도 안편한데 거기에 잠도 안온다.

앞자리에 앉은 자매들은, 흔들리고 삐걱거리는 버스에서도 참 잘 잔다. 예전엔 버스에서도 잘 잤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그리 편하게 잠을 잘 못잔다. 왠지 앞에 자매들이 살짝 부럽다.

중간에 두어번, 휴게소에 들리면서 버스는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번갈아서 달린다. 군데군데 도로포장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게 꽤 놀랍다. 순전히 사람들 손으로 도로포장을 한다. 돌을 깨서, 잘게 깬 돌을 바구니로 바닥에 옮기고, 소형 롤러로 다지고, 한쪽에서는 장작불 위에 올려진 드럼통 위에서 아스팔트를 끓이고 있고...... 수많은 먼지와 매캐한 아스팔트 냄새를 그냥 맡으며 도로 포장을 한다.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엉킨다.

출발한지 열시간 정도 되었을까...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물어보니, 2박3일 트래킹의 시작이 되는 껄로란다. 자매들과 헤어질 시간.... 남은 여행 잘 하고, 트래킹 하면서 다치지 말고, 볼 수 있으면 인레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고 헤어진다. 어느 게스트하우스에 묵을지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면서, 인연이 있으면 또 보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자매들과 헤어진 후, 버스는 산을 오른다. 근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구불구불한 산길...... 가드레일은 있을 턱이 없고, 길 옆으로는 꽤 급한 경사의 산비탈이다. 그런 길을 먼지 풀풀 풍기면서 버스가 달린다. 그런데......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마치 퀼트작품을 보는듯, 파란 들판위에 붉은 황토흙과 노란 꽃밭이 너무나 아름답다.

굽이치는 산길을 돌고 돌고 돌아서, 버스에서 내린다. 내리고 나니, 인레호수가 있는 낭쉐까지는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한단다. 택시요금은 6000짯......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일곱명인데, 여섯명이 일행이라 픽업트럭을 전세내서 자기들끼리 타고간다. 한두명만 더 있었어도 같이 쉐어할텐데, 이번에도 혼자다. 택시를 타고, 바간에서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한 밍갈라인으로 간다.

밍갈라인..... 사전정보 하나도 없이 출발하는 내가 걱정되서 중간에 이메일로 연락을 준 친구가 추천해준 게스트하우스이다. 한국인들이 많을거라고 했는데, 뭐... 아무도 없었다. 하긴, 요즘 한국사람들의 여행시즌이 아니니 그럴만 하겠다 싶다. 체크인 하는데, 카운터 옆 벽에 한글로 적혀있는 추천글들이 빼곡하다. 게스트하우스 안주인이 환영한다며 웰컴드링크를 준다. 레몬쥬스... 이거 꽤 맛있다.

짐을 대충 팽개쳐놓고 동네구경을 간다. 론지를 입고다니다 보니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했는데, 길가 잡화점에 가방을 판다. 3500짯을 부르는데, 소심하게 3000짯까지 깎는다. 오후다섯시.... 시장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거의 문닫을 시간이다. 시장구경은 포기하고 걷다보니, 인터넷카페가 나온다. 메일체크하고 메일도 한두통 보낼겸 들어간다. 그런데.... gmail 로딩하고 로그인하는데만 15분이다. 뭐... 예상은 했지만 참 오래도 걸린다. 


메일을 보내고, 동네 한두바퀴 돌아본 후에,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는 그린칠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그린커리에 맥주한병. 가격은 좀 비싸지만 오랜만에 좀 그럴듯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서빙하는 어려보이는 아가씨가 와서 말을 건다. 한국에서 왔다니, 자기는 F4를 좋아한다며 수줍게 인사한다. 연예인에 별 관심이 없고 TV도 거의 안보는터라 사실 그게 누군지 잘 모르지만 그냥 나도 그렇다고 이야기 하니 고맙다고 한다.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맙다.

이렇게, 인레의 첫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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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바간 (사원투어, 일몰)

2014.07.12 21:44



2011. 11. 13

잔잔하지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일출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일까, 한시간이 금방 지났다.
어느새 동이터서 주변이 훤해졌는데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의 일정들이 남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사원을 내려간다.

사원을 내려가면서 느낀 첫번째 감정은...... 춥다.

새벽이 이렇게 추울줄 모르고 반바지에 얇은 옷 한벌만 입고온 무지함과, 사진한장 제대로 찍어보겠다고 한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던것이 한발짝 한발짝 내딛을때마다 발바닥의 고통을 전해준다.

얼마 안되는 계단이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스님들께서 챙겨오셨던 휴대용 방석이 그리 부러울 수 없었다.

호스카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간사한지...... 그 대단했던 일출의 기억은 간데없고, 바짓속으로 스며드는 아침바람에 어서 도착하기만 기다린다 .




어제 우연히 들려서 큰 환대를 받았던 난향의 사장님께서 초대하신 현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너무 추웠던 일출탓에 급하게 후드티를 꺼내 입고 론지를 꺼내 입는다. 좀 우습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을 먹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려는데 동양인 여행자가 체크인을 한다. 한국인일것 같아서 말을 걸어보니, 혼자 미얀마를 여행하고 있는 여행객이다. 잠시 얘기하다가 결혼식에 같이 가기로 하고, 오늘의 마차투어를 같이 쉐어하기로 한다. 또 새로운 만남이 생긴다.

예식도 주례도 없는 결혼식. 하객들 앞에서 저희 잘 살께요 하는 모습으로 해맑게 웃는다. 이곳의 전통국수를 대접을 해주고 찾아온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고마워하는 모습이 참 순박하고 정겹다. 방금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왔는데, 국수가 참 맛있다. 약간 배가 부른듯 하지만 그래도 주는 음식인데 남기면 안될것 같아서 맛있게 웃으며 한그릇을 깨끗이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보였는지, 옆에서 기다리시던 미얀마 분께서 더 먹으라며 국수를 권한다. 조금 무리다 싶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먹는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씨가 고맙다.










결혼식에 참여하고 나오는 길에, 난향 사장님께서 미얀마 전통 차 맛을 보겠냐고 하시며 찻집에 데려가신다. 어떻게 보면 인도의 짜이 같기도 한 미얀마 전통 차 러펫예를 맛본다. 어.... 근데 이거 맛있다. 아침마다 커피를 선택한게 후회된다. (결국 이 맛에 반해 서울에 올때 세봉지나 사오게 됩니다. 근데 얼마 안남았어요. ㅜㅜ)

소박하고 따뜻한 결혼식에 참석하고, 맛있는 미얀마 차까지 마시고 바간투어를 시작한다. 같이 호스카를 쉐어한 친구와는 처음 만나서 좀 서먹서먹 했지만 금새 친해지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참 재미있다. 거기에 수줍지만 열심히 설명해주는 마부 한촐린까지 더해지니 더운 날씨도 즐겁게 지나간다.

이곳저곳 열심히 돌아다니며 유적을 즐긴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기념품을 파는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이 꽤 많은데 아직은 순수함이 남아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유적을 설명해주고 자기 기념품좀 구경하라고 하는건 여느 나라의 관광지와 다르지 않은데 그래도 끝까지 조르고 귀찮게는 하지 않는다. 미얀마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바간에서 사는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 이 유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몇년전 다녀왔던 캄보디아의 모습이 겹쳐보이는게 마음 한쪽에 묵직하다. 아마도 몇년쯤 더 지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변해있으리라....

몇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밟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개의 기념품을 산다. 한두개 사다보니 정망 가랑비에 옷젖는다. 작은 명함케이스 하나, 론지한벌(이건 환상적인 상술에 당했다. ㅎㅎ 별로 필요없었는데...), 그림하나..... 같이 유적을 돌아본 일행에게 웃으며 농담을 한다. '한국에 있을때도 충동구매 잘하고 그러는데 여기서도 그런걸 보니 제가 글로벌 호구가 맞나봅니다.' 그렇다. 뭐..... 인정할건 인정하자.

여기저기 참 열심히 다닌다. 나중엔 어떤게 어떤 사원인지 이름도 기억안나고 사진만 찍었다. 나중으로 갈 수록 사진은 줄어들고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 사원이고 또 어떻게 보면 하나하나가 다 다른 의미를 담고있는 사원일지 모르지만, 공부를 안해간 불성실한 여행객의 눈에는 결국 사원의 이름들까지 헷갈리고 그게 그거같은 풍경으로 바뀌고 만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일몰을 보러 한 사원에 들린다. 분명히 사원의 이름을 들었는데...... 아.. 이 짧은 기억력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학교다닐때는 공부 좀 했었는데...... 아니었었나보다.

꽤나 유명한 일몰포인트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 기다린다. 어제의 강위에서의 일몰과 어떻게 다를지...... 아침에 본 일출만큼 멋진 일몰일지 기대된다.




하늘 위에서...

조용히

해가

숨는다.








해를 보내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쉐지공 파야에 들린다. 예전 여행기에서 봤지만, 마차에서 내리자 마자 필사적으로 여러명이 달려들어서 옷에 나비모양 장식품을 달아준다. 그리고, 나올때 꼭 자기네 가게에 들려서 한번씩 둘러보고 가라고 한다. 하루종일 이런 기분 느낀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럽다. 


당황스러움을 마음 한구석에 놓아둔체 쉐지공 파야를 돌아본다. 이름이 비슷한 양곤의 쉐다공 파야를 먼저 둘러봐서 그런가..... 분명히 섬세하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파야인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속 한구석에 놓여있는 당황스러움이 자꾸 고개를 들어 아쉬움으로 변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어제만났던 자매들도 막 도착한 모양이다. 지난 1월달에 먼저 여행했던 친구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다. 하룻동안 같은동네를 다녔는데 한번도 마주치지 못해서 내심 궁금했는데, 그들이 느낀 바간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즐거운 이야기와 맛있는 식사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거기에, 여행하면서 누군가와 같이 맥주하며 편하게 이야기한게 반가워서 그랬는지 이야기는 오랜시간동안 끊이지 않는다.

밤시간이 아쉬워서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다시 모인다.
맥주 한잔과 이야기들에 밤 시간이 짧다.


하늘의 별빛도 좋고,
들려오는 불경소리도 좋고,
사람도 좋고,
이 밤이 좋다.


이 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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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unSik TRAVEL PHOTO/MYANMAR bagan, myanmar, pagoda, Sunset, 미얀마, 바간, 사원, 일몰, 해외여행, 아시아 미얀마 | 바간

미얀마 - 바간, 일출

2014.07.12 21:38

2011.11.13

아침 네시반에 눈이 떠진다. 와.... 내가 이렇게 부지런히 살았나 새삼 혼자 대견스럽다.

그렇게 유명하다던 바간의 일출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지난 겨울 친구를 이끌어 주었던 한춀린이라는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대충 씻고 게슷하우스를 나선다.

반갑고 수줍게 인시하는 작은 체구의 청년이 있다. 오늘하루 이 고즈넉한 도시를 안내해줄 친구 한춀린이다.

올드바간의 일출이 유명하다는 곳으로 마차를 달린다. 흰 입김을 뿜으며 묵묵히 달리는 말이 좀 안쓰럽다.

새벽이라 옷을 어떻게 입을까 하다가 긴팔티 한장에 반바지만 입고 나왔는데 꽤 춥다. 후드티 생각이 간절하다. 긴바지도 있고, 후드티도 있고, 거기에 초경량 파카까지 챙겨왔는데, 막상 귀찮다고 안입고 나온게 후회된다.

삼십여분을 달려서 일출을 위한 사원에 도착한다. 이미 두팀정도가 미리 와있다. 사원위를 플래쉬를 비추며 올라가니 어스름한 새벽빛에 보이는 실루엣이 아름답다.

조금 지나니 양곤에서 뵈었던 스님들이 올라오신다. 참 단아해 보이는 세분들이 바간의 일출을 보러 오신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양곤에서 바로 바간으로 오셔서 며칠째 머무르고 계시단다. 잠깐의 인사가 끝나고 새벽의 바간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어스름한 새벽이 지나고 첫빛이 올라온다.

조금씩...... 어둠속에 숨어있던 탑들이 그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빛 속에서 보이는 수많은 탑들의 실루엣.... 사진으로 담는데 그 감동이 담기지 않는다.

주변엔 어느새 각국에서 온 사진사들이 열심히 장엄한 일출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갑자기 도둑맞았던 카메라 생각이 간절하다. 아무래도, 바간에 다시 오게 될것 같다.

여행하면서, 여러번의 일출과 일몰을 보았지만, 바간의 일출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는것 같다. 수천개의 불탑속에, 수백년 수천년의 사람들의 기원이 시간의 두께만큼 차곡차곡 감동으로 쌓인다.

아.... 이곳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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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unSik TRAVEL PHOTO/MYANMAR bagan, myanmar, pagoda, sunrise, 미얀마, 바간, 일출, , 해외여행, 아시아 미얀마 | 바간

미얀마 - 만달레이 일출, 바간 일몰투어

2014.07.12 21:36



2011.11.12

새벽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지금 시간은 네시반...... 어째 서울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부지런해졌다.
조금 일찍 일어났나 싶다. 왠지 조금 여유가 생긴다. (결국 이 여유가 나중엔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왕궁쪽으로 향한다. 그래도 어제 어느쪽으로 어떻게 가야할지 물어봐둬서 안헤매고 찾아간다. 그런데 길이 만만찮게 길다

조금 쌀쌀한데, 바삐 걸었더니 살짝 땀이난다. 왕궁앞에 도착하니 벌써 어스름하게 날이 밝는다. 그제 아침에 봤던 타오르는 붉은 하늘빛은 없는듯 하다. 왠지 가슴 한구석이 아쉬움에 물든다. 여행에선 어떤 우연도 놓쳐서는 안되나보다.

북쪽을 향해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 계속 엊그제의 장관이 눈에 밟힌다. 아마도 조금 꾸물거려서 놓쳤거나, 그날만 미친듯이 붉은 하늘이었나보다.

해자의 반대편 끝까지 걸으니 해가 뜬다. 엊그제의 그 하늘빛은 환상이었나보다. 너무나 다른 하늘빛에 마음 한쪽이 허전하다. 그래도 그 새벽녘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마음과 가슴속에 담아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다.


약간의 실망감을 남기고, 기대를 살짝 접으니, 이제서야 주변이 보인다. 새벽부터 사진기를 들고 바삐 다니는 모습이 신기한지 처다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벌써부터 모여서 공부하는 학원같은곳도 있다. 참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은 훨씬 멀게 느껴진다. 걷고 걸어도 끝이없다. 힘들게 도착하니 오전7시. 아침 산책으로 두시간은 쉽지않은 일이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아침을 먹는다. 토스트 빵 두조각에 버터와 잼, 과일 한두개가 놓여있고 커피가 함께하는 전형적인 게스트하우스의 식사. 맛있는곳을 찾아다니고, 음식의 맛도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정작 가리는 음식은 하나도 없는 저렴하고 보편적인 입맛이기에 이 아침식사에 불만은 없다.

체크아웃을 하니 터미널로 향하는 픽업트럭이 온다. 역시 이곳 직원의 말을 믿고 버스로 결정하기를 잘 한 모양이다.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는 픽업서비스가 없단다. 그런데, 이 픽업...... 정말 말 그대로 픽업트럭이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이 너댓명, 영어를 쓰는 사람이 세명. 오늘도 동양계 여행자는 나 혼자다. 거참... 여행 성수기가 아니니 한국사람은 참 찾기도 힘들다.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잘 하고 다니는데, 이번 여행은 이상하게 서양애들에게 입이 잘 안떨어진다.

여덟시 반이 되서 바간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이 버스는 꽤 낡았는데 구조는 우리 우등버스랑 같다. 2+1의 자리. 혼자하는 여행이고, 편하게 갈 수 있기에 독립된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버스는 출발하고...... 어느새 잠이든다.

두어번쯤 중간에 쉬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단한 식사도 한다. 화장실은...... 음....... 아주 솔직한 화장실이다.



여섯시간이 지난 오후 세시, 바간에 도착한다.

바간의 첫인상은...... 방비엥같다. 물론 그만큼 복잡하고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방비엥 외곽에 시장거리의 모습을 빼닮았다. 적당히 활기넘치고 적당히 수줍은 동네......

터미널에 내리니 자전거를 개조한 트라이시클(이동네에선 뭐라하는지 모르겠다.)들이 어디 가냐고 묻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숙소 예약을 안했다. 친구가 예전에 묵었다던 인와 게스트하우스로 무조건 가본다.

아... 이 숙소 참 소박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 고만고만하다. 싼 방을 찾았더니, 하나 남았었는데 방금 나갔단다. 다른데 가볼까 하다가, 그냥 15$짜리 방에 묵기로 한다. 방은 3층. 침대 두개와 창문하나, 그리고 좀 낡은 엘지 에어컨이 있고, 욕실이 붙어있다. 이만하면 시설 나쁘지 않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왔지만, 게스트하우스 이름 하나를 안다는 것 만으로도 여행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샤워를 하고, 짐을 풀고 일정을 물어본다. 지난 겨울에 먼저 여행왔던 친구에게, 다른분 여행기를 출력해서 책으로 만들어줬는데, 그 책을 여기에 기증하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려가서 그 책을 만들었던게 나라고 하니 반가워한다. 뭐 그래도 깎아주거나 이런건 없다.

오늘 오후는 강가에서 sunset tour를 하기로 하고, 내일 일출 및 종일 투어, 모레 뽀빠산 및 인근 마을 투어를 하기로 한다. 생각보다 많은 지출에 걱정이 좀 된다.

제티 왕복 자전거 2000짯, 일몰투어 보트 15000짯에 일몰투어를 계약하고, 잠시 있으니 인력거 준비되었다고 연락이 온다. 자전거 인력거에 앉아서 선착장까지 가는길이 그리 편치 않다. 힘겹게 페달을 밟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운데, 그 사람의 생계수단이기에 무거운 마음에도 묵묵히 앉아있는다. 하지만 맘속 한구석에서 평소에 운동해서 살좀 빼놓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두세명쯤 편히 탈 수 있는 좁고 긴 보트를 타고 강으로 나선다. 일단은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은 넓고,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탁 트인 하늘을 보고 있으니 왠지 노래를 한곡 하고 싶다. 그냥..... 속으로 불렀다.

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주변 언덕위에서 한두개씩 탑들이 나타난다. 오!!!! 역시 수많은 탑의 동네야!!! 이러면서 혼자 흥분한다. 사실 미얀마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탑이었다. 수천개의 탑이 있는 바간이라니 혼자 흥분했던것 뿐...... 진정한 하이라이트를 보지 못했기에 탑의 실루엣 하나하나마다 저게 그 유명한 탑들일까 하는 기대감에 쉽사리 흥분하고 쉽사리 실망한다.

한동안 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배는 강가 모래밭에 정박한다. 숲을 가로질러 가면 사원이 하나 있다고, 안내해 주겠단다. 아...... 가방속에서 랜턴을 꺼내올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사원에 가니, 문이 잠겨있다. 보트를 몰던 소년이 신호를 하니, 안쪽에서 관리인이 문을 열어준다. 탑 내부를 안내해주겠다며 앞서나간다. 전기가 안들어오는 지역이라, 발전기를 돌릴 기름값을 좀 보시하라며 기부를 요청한다. 그런데, 돈을 안챙겨 나왔다. 단순하게 탑 한두개정도 보고 강물위에서 일몰을 보는 투어일거라고 생각했기에 랜턴도, 돈도 안챙겨 나온게 후회가 된다. 미안하다고, 이런데 올줄 몰라서 돈을 안챙겨 왔다고 이야기 하니, 작은 양초 하나에 불을 붙여서 손에 쥐어주고는, 따라오라고 한다.

탑 내부는 꽤나 흥미로웠다. 지진때문에 일부가 무너져서 막히기도 했지만, 탑 내부에 이리저리 통로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참선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은걸 보면 꽤나 거대하고 체계있는 탑이었겠구나 싶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불교에 대해 살짝 궁금해 지기도 한다. 예전에 공부 조금 했었는데...... 다 까먹었다.

탑을 다 돌아보고, 다시 보트로 향한다. 보트를 타고, 강물을 따라 내려온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조용한 강물 위엔 지나다니는 배도 별로 없이 한적함만이 남았다. 보트의 모터소리만이 정적을 깨운다.


조용한 강 위로,

저멀리 보이는 산 뒤로,

해가

넘어간다.

지는 햇살이 서글프다.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소주한잔 했으면 좋겠다.


일몰투어는 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솔직히 돈값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갔던 사원은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이틀간 보았던 일몰이 너무나 좋아서였는지 조금은 기대에 못미쳤던듯 하다. 혼자하는 여행은...... 이래서 안좋다.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한글로 된 간판이 보여서 무작정 들어간다.

간판에 'Coffee and snack' 이라고 써있어서 찻집인줄 알고 들오갔는데, 아가씨 두명과 몇몇분이 즐겁게 담소를 하고 계시다가 몇분이 자리를 뜨신다. 이 곳에서 염주를 만드시면서 생활하시는 한국분이신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간에서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도움을 주셔서 여행객들에게 꽤나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괜히 민폐를 끼치는것 같아서, 저녁식사를 하러 먼저 일어나겠다고 말씀드린다. 사장님께서, 안그래도 밥먹을건데 같이 먹자고 하신다. 알고보니, 먼저 와있던 두 아가씨들 중 한명이 멀미가 심해서 식사를 잘 못했단다. 사장님이 고맙게도 김치 있으니 여기서 한번 먹어보라며 저녁을 차려주시는거다. 엉겁결에 들어와서 식사까지 얻어먹는다. 거기에, 내일 있을 직원 가족의 결혼식에 구경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같이 이야기를 하였던 두 여성 여행객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말 정다운 자매였고,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묵고있었으며(내가 들어가기 전 싼 방을 먼저 빌린 친구들이 이친구들이다.) 여행일정도 비슷하였다. 내일 결혼식 결혼선물도 고를겸 같이 시장구경을 나선다.


이 친구들을 보니 한편으로 참 부럽다. 형제끼리 저렇게 친할수도 있구나 싶다. 선물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맥주한잔을 나누면서, 앞으로 일정이 비슷할 수도있을것 같아서 인레호수로 가는 여정을 같이 하자고 한다. 다행히도 그러기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내일은 새벽 4:45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나 너무 바쁘게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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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밍군, 현지인마을, 사가잉)

2014.07.12 21:30



2011.11.11 빼빼로데이

어제 새벽 궁전의 일출모습이 못내 아쉬워서 새벽 다섯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이들었다.
어느덧... 나도 모르게 잠이 깬다. 새벽 네시반.... 미쳤나보다. 조금더 자려고 눈을 감는다.
다섯시.. 알람이 울리고 머리속에선 내일 아침에 차타고 움직여야 하니 내일 아침에 사진찍으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내 굴복한다.


여덟시. 오토바이 기사를 만나서 근처를 돌아보려면 지금 일어나야 한다. 잽싸게 일어나서 샤워하고 밖으로 나간다.

두리번 두리번... 어제 그 가이드가 안보인다. 갑자기 다른녀석이 오더니, 어제 그녀석 집에가다 사고났단다.

내 그럴줄 알았지...... 다행이 많이 다치진 않았는데 입원을 한 터라 오늘 움직이긴 힘들단다. 대신 다른친구가 왔다고 인사를 시켜준다.

어쨌거나 이친구 친절하다. 서로 인사를 건네고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자기는 술 안마신단다. 오로지 물만 마신다고 걱정하지 말란다. 서로 일정을 얘기해 본다. 오늘 오전엔 밍군에 갔다가 사가잉을 돌아보고, 중간에 현지인 마을에 들르기로 하고 출발한다.

아침에 쓸데없이 느긋했던 터라 막상 아침을 못먹었다. 어딜가나 숙소에서 주는 조식은 웬만하면 꼭 챙겨먹는데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다. 배를 타러 가는 길인데, 속에서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배타는것보다 뱃속을 채우는게 더 급하다. 어머니가 뱃살좀 집어넣고 오라셨는데, 아마도 택도 없는 일일듯 하다.

그래도 배 표를 끊는게 먼저일것 같다. 선착장 앞 건물에 들어가니 나 말고도 두팀정도가 표를 끊으려고 줄을 서 있다. 얼핏 보니 한국사람같아보이는 아가씨가 표를 끊는다. 처음 보는 동양계 여행자다. 괜히 반갑다. 여권을 보여주고 표를 끊는다. 왕복 5000짯. 배가 떠날 시간이 삼십분정도 남았다. 이제 배를 채우자.

표 파는곳 주변을 천천히 걷다보니, 노점에서 국수를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아직 미얀마의 노점음식을 접해보지 못했으니, 한번 도전해본다. 말도 안통하지만 손짓으로 국수를 주문한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갑자기 이 아주머니 고민한다. 그리고 500짯을 부른다. 아마도 관광객 가격이지 싶은데 그래도 싸다. 감동할만한 맛은 아니지만, 배를 채운게 어디냐 싶어서 고맙게 인사하고 항구(제티)로 걸음을 옮긴다.

표파는곳 바로 뒤로 돌아가니 벤치들이 있고, 배를 타려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까 그 아가씨가 보이길래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는데 이어폰을 끼고 있길래 방해인가 싶어서 가만히 있는다.

한시간정도 배를 타고 밍군 선착장에 내린다. 선착장 앞에는 마차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고, 마침 아까 그분이 오길래 한국분이냐고 물어본다. 다행히도 한국분이었고, 멀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될듯해서 마차는 패스하기로 한다.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같은사람을 알고있다. 세상 참 좁기도 하지...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소박한 말이 새삼 진리로 다가온다. 밍군에 있는 가장 높고 커다란 전탑 위를 오르니, 이 동네가 다 보인다. 여기저기 흥미있는곳도 꽤 보이고.... 천천히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 옆에 있는 유적지로 가려는 찰라.... 음료수를 파는 가게가 보인다. 


다행히도! 맥주를 팔길래 맥주를 한병 시켜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드디어 맥주를 마신다). 하는 일에 대한 얘기, 여행에 대한 얘기,사람에 대한 얘기.... 이것저것 떠들다 보니 배타러 갈 시간이다. 마차 안타길 잘했다. 마차 빌릴 돈은 고스란히 맥주값으로 바뀌어 날 행복하게 해 줬으니, 마차 안빌린거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물론 밍군 유적지들을 제대로 못돌아본 아쉬움도 조금은 있지만, 여행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든거에 비하면 비교할 거리도 안된다.

돌아오는 길은 물살을 타서 그런지 삼십분밖에 안걸린다.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이 친구가 일하는 NGO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여서 나중에 보내주기로 약속을 하고, 서로의 일정에 따라 헤어진다.

도착하니 우리 가이드군.... 앞에서 헬멧을 들고 기다리고있다. 일단 여기저기 다 좋은데 배가고프다 하니, 현지인 마을에 들렸다가 자기가 아는 식당에 가잔다.

현지인 마을은 기대이상으로 좋았다. 원래 여행자들이 다니는 코스도 아니고, 사람들도 아직 순수해서 그런지, 마을에 들어가니 내가 관광상품이 된 기분이다. 찻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주변 사람들에게 눈인사를 하니, 다들 왜그리 쑥스러워들 하는지... 가이드랑 같이 동네를 걸으면서 설명도 듣고, 조그만 초등학교가 보이길래 살짝 들어가 보았다. 분명 수업시간 맞다는데, 정말 아이들 난장판이다. 다들 수업은 뒷전이고 외국사람이 신기했는지 나한테 정신이 팔려서 차마 오래있지 못하고 자리를 피한다.

다음 목적지는 사가잉. 그 길에 현지인들 식당에 들려 점심을 먹는다. 마치 우리네 밥상처럼 밥과 반찬이 따로 나온다. 그런데... 전라도에 온줄 알았다. 반찬이 끊임없이 나온다. 이것참.... 미리 가격에 대해 귀띔받지 았았으면 비쌀까봐 걱정되서 숟가락도 못들었을 번 했다. 가격은 1700짯. 외국인이라 2000짯 부르길래 애교로 웃고 말았다. 미얀마 맥주를 한병 시켜서 천천히 마신다. 맥주한잔은 괜찮겠지 싶어서 가이드에게 권하니 괜찮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식사후 사가잉을 둘러본다. 사원에 오르니 아래 강과 선착장이 한눈에 보인다. 옆에는 다리가 두개 ...... 하나는 예전 식민지의 주인이었던 영국이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놓은 낡은 다리와, 바로 그 옆에 중국에서 만들어주었다는 새로지은 다리가 있다. 그리고 그 항구는, 나무들을 베어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집하장이고......

새삼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한류 덕분에 어느때 보다 한국에 대한 호감이 큰 지금, 우리입장에서야 그리 큰 돈이 아닌 자본투자만으로도 미얀마의 인프라 구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라오스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한번 모아서 써 보겠습니다. 당시에 여행하면서 적었던 메모에는 꽤 거친언어들로 그때의 생각이 적혀있네요.)

암튼.... 여기선 대한민국 정부보다도, 여기 진출한 기업체보다도, 주몽의 역할이 더 크다. 여기저기서 느꼈던 한류? 여기에 비하면 택도없다. 한국사람 이라는 이유로, 자기들이 하는 잔치에 와서 밥먹어줘서 고맙다고 인사받아본 적 있나? 주몽 한번도 안봤지만, 암튼 고맙다.

사가잉을 둘러보니, 석양이 참 이쁜곳이 있는데 거보겠냐고 물어본다. 더불어 그 앞엔 영험한 약수가 나오는 사원도 있다면서 물통 라벨을 보여준다.
얘기들어보니 만변통치약이다. 거의 무안단물급! 뭐 아쉬울게 있나? 가보자고 한다.

사원에 도착하니 한 스님이 저쪽으로 가보라고 한다. 가이드를 따라 가봤더니 승방이 있눈데, 승방이 보이는곳부터 이 친구 조심스러워 진다. 나중에 들었는데 이 스님, 아주 유명하신 큰스님이란다.

쭈뼛거리며 들어가 보니 이미 승방엔 사람들로 가득한데, 외국인을 보니 다들 신기한가보다. 다들 앞에 가 앉으라며 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그 마음씀씀이가 고마워 사양할 수가 없다. 예전에 군대있을때 떠맡았던 군종병의 기억이 나서일까... 나도모르게 스님께 큰 절을 올렸다. 마음이 통했는지, 익숙하지 않은 배례에도 푸근히 웃어주시는 마음이 따뜻하다. 이것저것 물어봐 주시고 편하게 대답하며 같이 웃다 보니 시간이 참 빨리 흐른다.

일몰시간이 되서 움직여야 한다고 가이드가 얘기하기에 어러운 발걸음을 뗀다. 가는 길 안녕하고 행운을 빈다며 영험하다는 물 두병과, 사리가 담긴 병 두개를 쥐어주신다. 그 마음이 참 따뜻하고 고맙다. 머리가 아프거나 몸이 안좋을 때, 사리를 먹어보라고 하셨던것 같은데, 솔직히 그럴 자신은 없다.

* 깜빡하고 물과 사리의 사진을 안찍었습니다. ㅠㅠ *

사원을 나오니 저 앞에 언덕이 보인다. 그리고 그 언덕을 따라 나있는 계단...... 이거 참 화끈하다.
오토바이가 말썽이다. 계속 시동도 꺼지고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가이드와 같이 오토바이를 끌고 걷는데, 해 떨어지겠다고 가이드가 어서 가란다. 오토바이를 뒤로 하고 허겁지겁 산을 오른다.

원래 등산을 참 싫어한다. 힘들거든.... 근데 여기와서 참 산 많이 오른다. 숨이 턱에 달 정도로 힘겹게 산을 오른다. 다행히 전망좋은곳에 오르니 아직 해가 남았다. 일몰은... 솔직히 기대보단 덜하다. 아마 기대가 컷음이겠지.
매일 해는 새로 뜨고, 또 매일 지지만, 그 어떤 일몰도 어제와 같지 않았고, 그러기에 모든 일몰은 기대감을 준다. 아마도, 내일의 일몰도 아름다울 것이고, 그 어떤 일몰도 아름답지 않은것은 없겠지.

아쉬운 길을 뒤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오늘의 수고로움을 고마워 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선물들과 함께 오늘 고생해준 가이드와 작별한다. 참 미안하게도,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쩝....

게스트하우스 앞에 있는 식당이 오늘은 문을 열었다.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니 맥주한잔이 생각난다. 소화도 시킬겸 이리저리 걸으며 맥주집을 찾는다. 10분정도 거리에 현지인들 가는 주점을 찾았고, 생맥주 세잔과 치킨샐러드를 먹고 온다.

어김없이 주몽과 박지성덕분에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었고, 서로에게 즐거운 기억을 쌓았다.

내일은 바간으로 가는 날. 새벽 사진을 찍기 위해 알람을 맞춰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려한다.

고맙다 주몽! 고맙다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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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쉐구지 파고다, 우뻬인 다리)

2014.07.12 02:47

모또 기사에게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아까 짐만 맡겨놓고 아직 체크인도 안했다. 좀 싼 방을 찾는다고 했는데 빈 방은 하나밖에 없다. 하루 9$. 모또 기사가 만달레이는 이틀정도만 보면 웬만한거 다 본다고 해준 말이 기억나서 이틀만 묵기로 한다. 빈 방에 가봤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다. 욕실과 화장실은 공동사용이고, 방에는 창문 두개, 1인용 침대 하나, 2인용 침대하나, 옷걸이와 테이블, 탁상용 선풍기와 벽걸이 선풍기까지 있다. 세명까지 묵어도 충분한 방을 혼자 쓴다. 9$에 이정도 시설, 거기에 아침식사까지 포함이면 훌륭하다. 

일단 짐을 풀고 다음 여행지인 바간으로 가는 교통편을 미리 예약한다. 옵션은 네가지. 비행기, 슬로우보트, 익스프레스 보트, 버스. 여행 일정도 넉넉하고, 보트여행도 괜찮겠다 싶어서 슬로우보트를 예약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요일이 조금 안맞는다. 슬로우보트 출발하는 요일은 일요일.... 오늘은 목요일.... 거기에, 슬로우보트는 14시간이나 걸리고, 그것도 새벽네시반에 출발이란다. 게스트하우스 직원이 진짜 오래걸리고 피곤할텐데 괜찮냐고 몇번이나 물어본다. 그러면서 버스를 추천한다. 11000짯. 여섯시간..... 매일 출발...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니 버스가 낫겠다. 처음에 여유부리다가 나중에 시간이 부족해서 고생하느니, 조금이라도 일정을 당겨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틀후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하고 침대에 오른다. 대충 두어시간 자고 밥좀 챙겨먹고 나면 두시 언저리 될것 같다. 버스에서 잠을 제대로 못자서인지 눈을 감으니 바로 잠에 빠져든다. 

두시에 보기로 했는데, 눈뜨니 세시다. 이런.... 한시간이나 기다리게 해버렸다. 잠도 덜깬 상태로, 세수도 안하고 후다닥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간다. 생각해보니, 어젯밤에 버스타고 오느라 세수도 안했는데, 꽤나 꼬질꼬질 할것같다. 이거.. 한국사람 망신시키는거 아닌가 걱정된다. 

모또기사가 나를 보더니 웃는다. 너무 푹 자버려서 약속 못지켰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하니 웃으면서 '노 프라블럼'이란다. '노 프라블럼'... 전 세계 여느 여행지에 가도 들을 수 있는 만국 공통어다. 가이드사전이라는게 만약에 있다면 첫번째로 올라가 있는 말일거다. 

한시간이나 늦었으니, 모또기사가 생각했던 투어동선에서 조금 변경을 해야겠다. 이 근처에 큰 옥 광산이 있어서 옥으로 불상 깎는것도 보여주려 했다던데, 그건 그냥 생략하고 남쪽 호숫가에 있는 사원 두어개와 티크브릿지, 그리고 일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아.. 사진에서 봤던데다. 오랜만에 사진이 즐거워진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출발했는데, 이녀석.. 갑자기 한군데 들릴데가 있다고 한다. 방콕 공항에서, 양곤 보족시장에서 뒤통수 맞았던 기억들이 살짝 떠오른다. '이녀석...... 혹시 이상한데 끌고가서 이상한거 강매하는거 아냐??'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가는건데?" 
"그냥 초대하고 싶은데가 있어서 가는거야. 나 믿어도 괜찮아. 정말이야." 
"그래? 음.... 그래. 가자." 

약간의 의심을 마음속에 품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채로 도시의 골목을 헤멘다. 

그러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어떤 큰 집 앞에 멈춘다. 그리고, 헬멧 벗고 따라 들어오란다. 

알고보니, 오늘은 Full Moon Day. 만달레이에 있는 오토바이 / 택시 기사들 조합에서 Full Moon Day 기념으로 자선바자회를 하는거다. 조합원들이 매달 조금씩 회비를 내고, 그걸 모아서 추첨을 하고, 1등에 당첨된 사람이 당첨금을 가지고 자선바자회를 여는거란다. 회원들의 회비를 모아서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당첨된 사람은 기분도 좋고 생색도 낼 수 있는 재미있는 전통이다. 

안그래도 늦잠을 자버린터라, 배도 고프고 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거기에다, 행사에 찾아온 유일한 외국인이라 사람들이 이목은 모두 집중되어있고..... 이거 참.... 행동 잘못하다가 나라망신 시킬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시는 스님 한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잘 왔다고, 어서오라고, 음식 좀 차렸으니 마음껏 먹고 가라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신다. 갑자기, 오토바이 타고 오면서 의심먼저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여행하면서 스스로 꼭 지키고자 했던, 현지사람과 동화되서 같이 웃고 같이 이야기하자는 첫번째 다짐조차 의심과 두려움에 밀려 잊고있었나보다. 

하얀 밥과 닭고기가 잔뜩들어간 미얀마식 닭볶음탕이 준비되어 있다. 거기에 갖가지 반찬에..... 옆에는 모자라면 더 먹으라고 밥통이 통째로 있고, 옆에있는 모또 기사는 연신 이것 한번 먹어보라며 음식을 권한다. 꽤나 맛있고, 입에도 맞는다. 생각치도 못하게 괜찮은 식사를 한다. 밥을 먹고 있는데, 오른편에 앉아있는 부부중 아주머니가 뭔가 할말이 있으신가보다.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네니, 반가워 하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환하게 웃으신다. 남편이 옆에서 거든다. 한국드라마 재미있어서 매일매일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한다. 주몽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사실 한국에 있을때 티비를 거의 안보고 사는터라, 주몽의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주몽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같이 들어주니 옆에있던 모든 사람들이 뭐가 좋은지 같이 크게 웃는다. 그리고, 아주머니.... 와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나는 한게 없는데.... 그냥 초대받아서 생각치도 못한 대접을 받아서 오히려 내가 이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데, 고맙다고 하신다. 그냥...... 마음이 따뜻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주변분들께 일일히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악수를 한다. 다들 활짝 웃어주시며 여행 잘 하라고 하신다. 생각치도 않은 선물...... 참 신기한 여행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뻬인 다리쪽으로 향한다. 시간을 보니, 일몰은 좀 시간이 남았고 해서 가는 길에 있는 파고다에 들리기로 한다. 

30분정도 달렸나보다. 나무가 울창한 길을 달려서 멈춘곳은 쉐구지 파고다. 이 근처에 있는 파고다 중에서 위에 올라가서 전경을 관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파고다중 하나란다. 안에 들어가서 회랑을 따라 한바퀴 걸어보고, 탑에있는 계단을 오른다. 하얀색 파고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강렬한 모습이다. 햇살에 달궈진 계단이 따뜻하다. 
파고다 위에 올라 한바퀴를 돌아보니, 인근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간사해서, 아침에 본 만달레이 힐의 장관과 비교가 되니 그리 감동스럽지는 않다. 


파고다를 나오니 수도원이 한군데 있는데 가보겠냐고 한다. 아.. 그런데 이 수도원..... 이름이 길다. (나중에 지도에서 찾아서 이름을 적었습니다. 당시에는 듣고도 외우지 못했어요.) 게다가, 한창 증축공사를 하고 있는건지 한쪽에 와불이 있는 법당은 바닥에 시멘트 공사를 하려고 모래와 시멘트가 잔뜩 쌓여있고, 한쪽에 있는 탑들도 관리가 썩 잘 되어 있지 않다. 그래도 한가지...... 무척 개구쟁이같은 얼굴을 하고계신 커다란 부처님이 계서서 빙긋이 웃음이 나왔다. 

수도원을 나와 얼마 안가니 바로 유명한 우뻬인 다리다. 오토바이에 내리니 한 남자가 반갑게 다가온다. 알고보니 모또기사 친구다. 천천히 다리 걸어서 건넌다음에, 이친구를 찾아서 보트를 타고 강에서 일몰을 보면서 이쪽으로 다시 건너오는게 편하고 뷰도 좋다고 추천해준다. 보트 요금도 4천짯. 비싼건지는 모르겠지만 흔쾌히 하기로 한다. 


다리를 거닐며 주변을 둘러본다. 외롭게 서있는 고목도 하나가 보이고, 아래로는 노젓는 배들도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며 웃고 즐기고 사진을 찍는다. 신기한게 유명한 관광지인데 외국인 여행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 여기서 본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여행하면서 외국 여행자들을 만난건 게스트하우스에서 본게 거의 다인것 같다. 미얀마가 아직 덜 알려진건지, 아니면 외국 여행자들의 여행 비수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다. 

다리를 다 건너고 나서 두리번 거린다. 아래 보트들이 내려가 있는곳에 가서도 두리번 거리며 가이드 친구가 한다던 보트를 찾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고민이 된다. 음... 혹시나 잘못 알아들었나 싶어 바쁜 걸음으로 다리를 다시 건넌다. 

처음 만났던 곳까지 와서 찾아보는데도 이친구를 못찾겠다. 아.... 이쯤되니 그 친구 얼굴도 기억안난다. 선택의 시간...... 그냥 아래 선착장에서 그냥 다른 보트를 타고 일몰을 본다. 뭐 어떻게 되겠지. 에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이렇게 일어난다. 

배를 타고 호수로 나온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들을 태운 배들이 지나간다. 손을 흔드니 다들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 준다. 

다리위에서 보던 풍경과, 호수위에서 보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다행히 호수 물도 적당해서 사진에서 보았던 예쁜 풍경들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긴다. 아...... 조금 괜찮은 렌즈를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도둑맞은 사진장비들이 아쉽다. 

호수위에서 아름다운 일몰들을 마음 가득히 감상하고, 다시 선착장으로 온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두리번 거리는 사이, 관광객들과, 그들을 태운 오토바이와 택시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갔는데도 아직 안온다. 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온다. 

"너 모또기사 찾는거지? 친구들 만난다고 갔는데 금방 올거야.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봐." 
"아.. 그렇구나. 고마워. 기다려볼께." 

이렇게 기다리기를 20여분.... 드디어 이녀석 다른사람의 오토바이 뒤에 타서 싱글벙글 하면서 온다. 

그런데, 이녀석... 술이 알딸딸하다. 멀쩡한척 하긴 하는데 왠지 걱정이다. 괜찮냐고 물어보니 '노 프라블럼' 이란다. 늦었으니 어서 가자고 오히려 나를 재촉한다. 아... 미심쩍다. 그런데, 대안이 없다. 주변에 오토바이와 택시들은 이미 다들 사람들을 태우고 떠난 상태..... 

'한번 믿어볼까.....음주운전이잖아! 에이.. 참.....' 

좀 실랑이 하다가 그냥 그녀석 오토바이에 타고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뭔 베짱이었는지..... 

위험천만한 운전을 하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긴장된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일은 뭐할건지 고민한다. 
이녀석...... 오늘은 만달레이 시내 근처를 봤으니, 내일은 인근지역을 돌아보면 좋을거란다. 밍군, 사가잉정도 보면 될거라고 하면서, 다 멋진곳이니 자기를 믿어보란다. 

믿는다고... 그 대신, 오늘 술 취한것 같은데,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은 말짱한 정신으로 와서, 술마시지 않고 하루종일 날 잘 데리고 다녀달라고 다짐을 받는다. 

긴장이 풀리니 배가 고프다.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풀문데이라..... 모든 가게가 다 문을 닫았다. 배고픈데 밥먹을 곳이 없다. 물어물어 길가에 있는 인도음식파는 곳을 찾아서 배를 채운다. 시원한 맥주 한모금 생각이 간절한데 오늘은 물건너간것 같다. 

만달레이..... 참 건전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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