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 바간 (사원투어, 일몰)

2014.07.12 21:44



2011. 11. 13

잔잔하지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일출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일까, 한시간이 금방 지났다.
어느새 동이터서 주변이 훤해졌는데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의 일정들이 남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사원을 내려간다.

사원을 내려가면서 느낀 첫번째 감정은...... 춥다.

새벽이 이렇게 추울줄 모르고 반바지에 얇은 옷 한벌만 입고온 무지함과, 사진한장 제대로 찍어보겠다고 한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던것이 한발짝 한발짝 내딛을때마다 발바닥의 고통을 전해준다.

얼마 안되는 계단이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스님들께서 챙겨오셨던 휴대용 방석이 그리 부러울 수 없었다.

호스카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간사한지...... 그 대단했던 일출의 기억은 간데없고, 바짓속으로 스며드는 아침바람에 어서 도착하기만 기다린다 .




어제 우연히 들려서 큰 환대를 받았던 난향의 사장님께서 초대하신 현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너무 추웠던 일출탓에 급하게 후드티를 꺼내 입고 론지를 꺼내 입는다. 좀 우습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을 먹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려는데 동양인 여행자가 체크인을 한다. 한국인일것 같아서 말을 걸어보니, 혼자 미얀마를 여행하고 있는 여행객이다. 잠시 얘기하다가 결혼식에 같이 가기로 하고, 오늘의 마차투어를 같이 쉐어하기로 한다. 또 새로운 만남이 생긴다.

예식도 주례도 없는 결혼식. 하객들 앞에서 저희 잘 살께요 하는 모습으로 해맑게 웃는다. 이곳의 전통국수를 대접을 해주고 찾아온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고마워하는 모습이 참 순박하고 정겹다. 방금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왔는데, 국수가 참 맛있다. 약간 배가 부른듯 하지만 그래도 주는 음식인데 남기면 안될것 같아서 맛있게 웃으며 한그릇을 깨끗이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보였는지, 옆에서 기다리시던 미얀마 분께서 더 먹으라며 국수를 권한다. 조금 무리다 싶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먹는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씨가 고맙다.










결혼식에 참여하고 나오는 길에, 난향 사장님께서 미얀마 전통 차 맛을 보겠냐고 하시며 찻집에 데려가신다. 어떻게 보면 인도의 짜이 같기도 한 미얀마 전통 차 러펫예를 맛본다. 어.... 근데 이거 맛있다. 아침마다 커피를 선택한게 후회된다. (결국 이 맛에 반해 서울에 올때 세봉지나 사오게 됩니다. 근데 얼마 안남았어요. ㅜㅜ)

소박하고 따뜻한 결혼식에 참석하고, 맛있는 미얀마 차까지 마시고 바간투어를 시작한다. 같이 호스카를 쉐어한 친구와는 처음 만나서 좀 서먹서먹 했지만 금새 친해지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참 재미있다. 거기에 수줍지만 열심히 설명해주는 마부 한촐린까지 더해지니 더운 날씨도 즐겁게 지나간다.

이곳저곳 열심히 돌아다니며 유적을 즐긴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기념품을 파는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이 꽤 많은데 아직은 순수함이 남아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유적을 설명해주고 자기 기념품좀 구경하라고 하는건 여느 나라의 관광지와 다르지 않은데 그래도 끝까지 조르고 귀찮게는 하지 않는다. 미얀마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바간에서 사는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 이 유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몇년전 다녀왔던 캄보디아의 모습이 겹쳐보이는게 마음 한쪽에 묵직하다. 아마도 몇년쯤 더 지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변해있으리라....

몇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밟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개의 기념품을 산다. 한두개 사다보니 정망 가랑비에 옷젖는다. 작은 명함케이스 하나, 론지한벌(이건 환상적인 상술에 당했다. ㅎㅎ 별로 필요없었는데...), 그림하나..... 같이 유적을 돌아본 일행에게 웃으며 농담을 한다. '한국에 있을때도 충동구매 잘하고 그러는데 여기서도 그런걸 보니 제가 글로벌 호구가 맞나봅니다.' 그렇다. 뭐..... 인정할건 인정하자.

여기저기 참 열심히 다닌다. 나중엔 어떤게 어떤 사원인지 이름도 기억안나고 사진만 찍었다. 나중으로 갈 수록 사진은 줄어들고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 사원이고 또 어떻게 보면 하나하나가 다 다른 의미를 담고있는 사원일지 모르지만, 공부를 안해간 불성실한 여행객의 눈에는 결국 사원의 이름들까지 헷갈리고 그게 그거같은 풍경으로 바뀌고 만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일몰을 보러 한 사원에 들린다. 분명히 사원의 이름을 들었는데...... 아.. 이 짧은 기억력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학교다닐때는 공부 좀 했었는데...... 아니었었나보다.

꽤나 유명한 일몰포인트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 기다린다. 어제의 강위에서의 일몰과 어떻게 다를지...... 아침에 본 일출만큼 멋진 일몰일지 기대된다.




하늘 위에서...

조용히

해가

숨는다.








해를 보내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쉐지공 파야에 들린다. 예전 여행기에서 봤지만, 마차에서 내리자 마자 필사적으로 여러명이 달려들어서 옷에 나비모양 장식품을 달아준다. 그리고, 나올때 꼭 자기네 가게에 들려서 한번씩 둘러보고 가라고 한다. 하루종일 이런 기분 느낀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럽다. 


당황스러움을 마음 한구석에 놓아둔체 쉐지공 파야를 돌아본다. 이름이 비슷한 양곤의 쉐다공 파야를 먼저 둘러봐서 그런가..... 분명히 섬세하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파야인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속 한구석에 놓여있는 당황스러움이 자꾸 고개를 들어 아쉬움으로 변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어제만났던 자매들도 막 도착한 모양이다. 지난 1월달에 먼저 여행했던 친구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다. 하룻동안 같은동네를 다녔는데 한번도 마주치지 못해서 내심 궁금했는데, 그들이 느낀 바간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즐거운 이야기와 맛있는 식사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거기에, 여행하면서 누군가와 같이 맥주하며 편하게 이야기한게 반가워서 그랬는지 이야기는 오랜시간동안 끊이지 않는다.

밤시간이 아쉬워서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다시 모인다.
맥주 한잔과 이야기들에 밤 시간이 짧다.


하늘의 별빛도 좋고,
들려오는 불경소리도 좋고,
사람도 좋고,
이 밤이 좋다.


이 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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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일출, 바간 일몰투어

2014.07.12 21:36



2011.11.12

새벽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지금 시간은 네시반...... 어째 서울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부지런해졌다.
조금 일찍 일어났나 싶다. 왠지 조금 여유가 생긴다. (결국 이 여유가 나중엔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왕궁쪽으로 향한다. 그래도 어제 어느쪽으로 어떻게 가야할지 물어봐둬서 안헤매고 찾아간다. 그런데 길이 만만찮게 길다

조금 쌀쌀한데, 바삐 걸었더니 살짝 땀이난다. 왕궁앞에 도착하니 벌써 어스름하게 날이 밝는다. 그제 아침에 봤던 타오르는 붉은 하늘빛은 없는듯 하다. 왠지 가슴 한구석이 아쉬움에 물든다. 여행에선 어떤 우연도 놓쳐서는 안되나보다.

북쪽을 향해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 계속 엊그제의 장관이 눈에 밟힌다. 아마도 조금 꾸물거려서 놓쳤거나, 그날만 미친듯이 붉은 하늘이었나보다.

해자의 반대편 끝까지 걸으니 해가 뜬다. 엊그제의 그 하늘빛은 환상이었나보다. 너무나 다른 하늘빛에 마음 한쪽이 허전하다. 그래도 그 새벽녘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마음과 가슴속에 담아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다.


약간의 실망감을 남기고, 기대를 살짝 접으니, 이제서야 주변이 보인다. 새벽부터 사진기를 들고 바삐 다니는 모습이 신기한지 처다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벌써부터 모여서 공부하는 학원같은곳도 있다. 참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은 훨씬 멀게 느껴진다. 걷고 걸어도 끝이없다. 힘들게 도착하니 오전7시. 아침 산책으로 두시간은 쉽지않은 일이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아침을 먹는다. 토스트 빵 두조각에 버터와 잼, 과일 한두개가 놓여있고 커피가 함께하는 전형적인 게스트하우스의 식사. 맛있는곳을 찾아다니고, 음식의 맛도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정작 가리는 음식은 하나도 없는 저렴하고 보편적인 입맛이기에 이 아침식사에 불만은 없다.

체크아웃을 하니 터미널로 향하는 픽업트럭이 온다. 역시 이곳 직원의 말을 믿고 버스로 결정하기를 잘 한 모양이다.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는 픽업서비스가 없단다. 그런데, 이 픽업...... 정말 말 그대로 픽업트럭이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이 너댓명, 영어를 쓰는 사람이 세명. 오늘도 동양계 여행자는 나 혼자다. 거참... 여행 성수기가 아니니 한국사람은 참 찾기도 힘들다.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잘 하고 다니는데, 이번 여행은 이상하게 서양애들에게 입이 잘 안떨어진다.

여덟시 반이 되서 바간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이 버스는 꽤 낡았는데 구조는 우리 우등버스랑 같다. 2+1의 자리. 혼자하는 여행이고, 편하게 갈 수 있기에 독립된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버스는 출발하고...... 어느새 잠이든다.

두어번쯤 중간에 쉬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단한 식사도 한다. 화장실은...... 음....... 아주 솔직한 화장실이다.



여섯시간이 지난 오후 세시, 바간에 도착한다.

바간의 첫인상은...... 방비엥같다. 물론 그만큼 복잡하고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방비엥 외곽에 시장거리의 모습을 빼닮았다. 적당히 활기넘치고 적당히 수줍은 동네......

터미널에 내리니 자전거를 개조한 트라이시클(이동네에선 뭐라하는지 모르겠다.)들이 어디 가냐고 묻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숙소 예약을 안했다. 친구가 예전에 묵었다던 인와 게스트하우스로 무조건 가본다.

아... 이 숙소 참 소박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 고만고만하다. 싼 방을 찾았더니, 하나 남았었는데 방금 나갔단다. 다른데 가볼까 하다가, 그냥 15$짜리 방에 묵기로 한다. 방은 3층. 침대 두개와 창문하나, 그리고 좀 낡은 엘지 에어컨이 있고, 욕실이 붙어있다. 이만하면 시설 나쁘지 않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왔지만, 게스트하우스 이름 하나를 안다는 것 만으로도 여행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샤워를 하고, 짐을 풀고 일정을 물어본다. 지난 겨울에 먼저 여행왔던 친구에게, 다른분 여행기를 출력해서 책으로 만들어줬는데, 그 책을 여기에 기증하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려가서 그 책을 만들었던게 나라고 하니 반가워한다. 뭐 그래도 깎아주거나 이런건 없다.

오늘 오후는 강가에서 sunset tour를 하기로 하고, 내일 일출 및 종일 투어, 모레 뽀빠산 및 인근 마을 투어를 하기로 한다. 생각보다 많은 지출에 걱정이 좀 된다.

제티 왕복 자전거 2000짯, 일몰투어 보트 15000짯에 일몰투어를 계약하고, 잠시 있으니 인력거 준비되었다고 연락이 온다. 자전거 인력거에 앉아서 선착장까지 가는길이 그리 편치 않다. 힘겹게 페달을 밟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운데, 그 사람의 생계수단이기에 무거운 마음에도 묵묵히 앉아있는다. 하지만 맘속 한구석에서 평소에 운동해서 살좀 빼놓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두세명쯤 편히 탈 수 있는 좁고 긴 보트를 타고 강으로 나선다. 일단은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은 넓고,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탁 트인 하늘을 보고 있으니 왠지 노래를 한곡 하고 싶다. 그냥..... 속으로 불렀다.

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주변 언덕위에서 한두개씩 탑들이 나타난다. 오!!!! 역시 수많은 탑의 동네야!!! 이러면서 혼자 흥분한다. 사실 미얀마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탑이었다. 수천개의 탑이 있는 바간이라니 혼자 흥분했던것 뿐...... 진정한 하이라이트를 보지 못했기에 탑의 실루엣 하나하나마다 저게 그 유명한 탑들일까 하는 기대감에 쉽사리 흥분하고 쉽사리 실망한다.

한동안 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배는 강가 모래밭에 정박한다. 숲을 가로질러 가면 사원이 하나 있다고, 안내해 주겠단다. 아...... 가방속에서 랜턴을 꺼내올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사원에 가니, 문이 잠겨있다. 보트를 몰던 소년이 신호를 하니, 안쪽에서 관리인이 문을 열어준다. 탑 내부를 안내해주겠다며 앞서나간다. 전기가 안들어오는 지역이라, 발전기를 돌릴 기름값을 좀 보시하라며 기부를 요청한다. 그런데, 돈을 안챙겨 나왔다. 단순하게 탑 한두개정도 보고 강물위에서 일몰을 보는 투어일거라고 생각했기에 랜턴도, 돈도 안챙겨 나온게 후회가 된다. 미안하다고, 이런데 올줄 몰라서 돈을 안챙겨 왔다고 이야기 하니, 작은 양초 하나에 불을 붙여서 손에 쥐어주고는, 따라오라고 한다.

탑 내부는 꽤나 흥미로웠다. 지진때문에 일부가 무너져서 막히기도 했지만, 탑 내부에 이리저리 통로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참선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은걸 보면 꽤나 거대하고 체계있는 탑이었겠구나 싶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불교에 대해 살짝 궁금해 지기도 한다. 예전에 공부 조금 했었는데...... 다 까먹었다.

탑을 다 돌아보고, 다시 보트로 향한다. 보트를 타고, 강물을 따라 내려온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조용한 강물 위엔 지나다니는 배도 별로 없이 한적함만이 남았다. 보트의 모터소리만이 정적을 깨운다.


조용한 강 위로,

저멀리 보이는 산 뒤로,

해가

넘어간다.

지는 햇살이 서글프다.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소주한잔 했으면 좋겠다.


일몰투어는 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솔직히 돈값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갔던 사원은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이틀간 보았던 일몰이 너무나 좋아서였는지 조금은 기대에 못미쳤던듯 하다. 혼자하는 여행은...... 이래서 안좋다.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한글로 된 간판이 보여서 무작정 들어간다.

간판에 'Coffee and snack' 이라고 써있어서 찻집인줄 알고 들오갔는데, 아가씨 두명과 몇몇분이 즐겁게 담소를 하고 계시다가 몇분이 자리를 뜨신다. 이 곳에서 염주를 만드시면서 생활하시는 한국분이신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간에서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도움을 주셔서 여행객들에게 꽤나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괜히 민폐를 끼치는것 같아서, 저녁식사를 하러 먼저 일어나겠다고 말씀드린다. 사장님께서, 안그래도 밥먹을건데 같이 먹자고 하신다. 알고보니, 먼저 와있던 두 아가씨들 중 한명이 멀미가 심해서 식사를 잘 못했단다. 사장님이 고맙게도 김치 있으니 여기서 한번 먹어보라며 저녁을 차려주시는거다. 엉겁결에 들어와서 식사까지 얻어먹는다. 거기에, 내일 있을 직원 가족의 결혼식에 구경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같이 이야기를 하였던 두 여성 여행객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말 정다운 자매였고,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묵고있었으며(내가 들어가기 전 싼 방을 먼저 빌린 친구들이 이친구들이다.) 여행일정도 비슷하였다. 내일 결혼식 결혼선물도 고를겸 같이 시장구경을 나선다.


이 친구들을 보니 한편으로 참 부럽다. 형제끼리 저렇게 친할수도 있구나 싶다. 선물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맥주한잔을 나누면서, 앞으로 일정이 비슷할 수도있을것 같아서 인레호수로 가는 여정을 같이 하자고 한다. 다행히도 그러기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내일은 새벽 4:45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나 너무 바쁘게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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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쉐구지 파고다, 우뻬인 다리)

2014.07.12 02:47

모또 기사에게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아까 짐만 맡겨놓고 아직 체크인도 안했다. 좀 싼 방을 찾는다고 했는데 빈 방은 하나밖에 없다. 하루 9$. 모또 기사가 만달레이는 이틀정도만 보면 웬만한거 다 본다고 해준 말이 기억나서 이틀만 묵기로 한다. 빈 방에 가봤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다. 욕실과 화장실은 공동사용이고, 방에는 창문 두개, 1인용 침대 하나, 2인용 침대하나, 옷걸이와 테이블, 탁상용 선풍기와 벽걸이 선풍기까지 있다. 세명까지 묵어도 충분한 방을 혼자 쓴다. 9$에 이정도 시설, 거기에 아침식사까지 포함이면 훌륭하다. 

일단 짐을 풀고 다음 여행지인 바간으로 가는 교통편을 미리 예약한다. 옵션은 네가지. 비행기, 슬로우보트, 익스프레스 보트, 버스. 여행 일정도 넉넉하고, 보트여행도 괜찮겠다 싶어서 슬로우보트를 예약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요일이 조금 안맞는다. 슬로우보트 출발하는 요일은 일요일.... 오늘은 목요일.... 거기에, 슬로우보트는 14시간이나 걸리고, 그것도 새벽네시반에 출발이란다. 게스트하우스 직원이 진짜 오래걸리고 피곤할텐데 괜찮냐고 몇번이나 물어본다. 그러면서 버스를 추천한다. 11000짯. 여섯시간..... 매일 출발...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니 버스가 낫겠다. 처음에 여유부리다가 나중에 시간이 부족해서 고생하느니, 조금이라도 일정을 당겨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틀후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하고 침대에 오른다. 대충 두어시간 자고 밥좀 챙겨먹고 나면 두시 언저리 될것 같다. 버스에서 잠을 제대로 못자서인지 눈을 감으니 바로 잠에 빠져든다. 

두시에 보기로 했는데, 눈뜨니 세시다. 이런.... 한시간이나 기다리게 해버렸다. 잠도 덜깬 상태로, 세수도 안하고 후다닥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간다. 생각해보니, 어젯밤에 버스타고 오느라 세수도 안했는데, 꽤나 꼬질꼬질 할것같다. 이거.. 한국사람 망신시키는거 아닌가 걱정된다. 

모또기사가 나를 보더니 웃는다. 너무 푹 자버려서 약속 못지켰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하니 웃으면서 '노 프라블럼'이란다. '노 프라블럼'... 전 세계 여느 여행지에 가도 들을 수 있는 만국 공통어다. 가이드사전이라는게 만약에 있다면 첫번째로 올라가 있는 말일거다. 

한시간이나 늦었으니, 모또기사가 생각했던 투어동선에서 조금 변경을 해야겠다. 이 근처에 큰 옥 광산이 있어서 옥으로 불상 깎는것도 보여주려 했다던데, 그건 그냥 생략하고 남쪽 호숫가에 있는 사원 두어개와 티크브릿지, 그리고 일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아.. 사진에서 봤던데다. 오랜만에 사진이 즐거워진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출발했는데, 이녀석.. 갑자기 한군데 들릴데가 있다고 한다. 방콕 공항에서, 양곤 보족시장에서 뒤통수 맞았던 기억들이 살짝 떠오른다. '이녀석...... 혹시 이상한데 끌고가서 이상한거 강매하는거 아냐??'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가는건데?" 
"그냥 초대하고 싶은데가 있어서 가는거야. 나 믿어도 괜찮아. 정말이야." 
"그래? 음.... 그래. 가자." 

약간의 의심을 마음속에 품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채로 도시의 골목을 헤멘다. 

그러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어떤 큰 집 앞에 멈춘다. 그리고, 헬멧 벗고 따라 들어오란다. 

알고보니, 오늘은 Full Moon Day. 만달레이에 있는 오토바이 / 택시 기사들 조합에서 Full Moon Day 기념으로 자선바자회를 하는거다. 조합원들이 매달 조금씩 회비를 내고, 그걸 모아서 추첨을 하고, 1등에 당첨된 사람이 당첨금을 가지고 자선바자회를 여는거란다. 회원들의 회비를 모아서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당첨된 사람은 기분도 좋고 생색도 낼 수 있는 재미있는 전통이다. 

안그래도 늦잠을 자버린터라, 배도 고프고 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거기에다, 행사에 찾아온 유일한 외국인이라 사람들이 이목은 모두 집중되어있고..... 이거 참.... 행동 잘못하다가 나라망신 시킬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시는 스님 한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잘 왔다고, 어서오라고, 음식 좀 차렸으니 마음껏 먹고 가라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신다. 갑자기, 오토바이 타고 오면서 의심먼저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여행하면서 스스로 꼭 지키고자 했던, 현지사람과 동화되서 같이 웃고 같이 이야기하자는 첫번째 다짐조차 의심과 두려움에 밀려 잊고있었나보다. 

하얀 밥과 닭고기가 잔뜩들어간 미얀마식 닭볶음탕이 준비되어 있다. 거기에 갖가지 반찬에..... 옆에는 모자라면 더 먹으라고 밥통이 통째로 있고, 옆에있는 모또 기사는 연신 이것 한번 먹어보라며 음식을 권한다. 꽤나 맛있고, 입에도 맞는다. 생각치도 못하게 괜찮은 식사를 한다. 밥을 먹고 있는데, 오른편에 앉아있는 부부중 아주머니가 뭔가 할말이 있으신가보다.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네니, 반가워 하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환하게 웃으신다. 남편이 옆에서 거든다. 한국드라마 재미있어서 매일매일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한다. 주몽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사실 한국에 있을때 티비를 거의 안보고 사는터라, 주몽의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주몽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같이 들어주니 옆에있던 모든 사람들이 뭐가 좋은지 같이 크게 웃는다. 그리고, 아주머니.... 와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나는 한게 없는데.... 그냥 초대받아서 생각치도 못한 대접을 받아서 오히려 내가 이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데, 고맙다고 하신다. 그냥...... 마음이 따뜻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주변분들께 일일히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악수를 한다. 다들 활짝 웃어주시며 여행 잘 하라고 하신다. 생각치도 않은 선물...... 참 신기한 여행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뻬인 다리쪽으로 향한다. 시간을 보니, 일몰은 좀 시간이 남았고 해서 가는 길에 있는 파고다에 들리기로 한다. 

30분정도 달렸나보다. 나무가 울창한 길을 달려서 멈춘곳은 쉐구지 파고다. 이 근처에 있는 파고다 중에서 위에 올라가서 전경을 관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파고다중 하나란다. 안에 들어가서 회랑을 따라 한바퀴 걸어보고, 탑에있는 계단을 오른다. 하얀색 파고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강렬한 모습이다. 햇살에 달궈진 계단이 따뜻하다. 
파고다 위에 올라 한바퀴를 돌아보니, 인근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간사해서, 아침에 본 만달레이 힐의 장관과 비교가 되니 그리 감동스럽지는 않다. 


파고다를 나오니 수도원이 한군데 있는데 가보겠냐고 한다. 아.. 그런데 이 수도원..... 이름이 길다. (나중에 지도에서 찾아서 이름을 적었습니다. 당시에는 듣고도 외우지 못했어요.) 게다가, 한창 증축공사를 하고 있는건지 한쪽에 와불이 있는 법당은 바닥에 시멘트 공사를 하려고 모래와 시멘트가 잔뜩 쌓여있고, 한쪽에 있는 탑들도 관리가 썩 잘 되어 있지 않다. 그래도 한가지...... 무척 개구쟁이같은 얼굴을 하고계신 커다란 부처님이 계서서 빙긋이 웃음이 나왔다. 

수도원을 나와 얼마 안가니 바로 유명한 우뻬인 다리다. 오토바이에 내리니 한 남자가 반갑게 다가온다. 알고보니 모또기사 친구다. 천천히 다리 걸어서 건넌다음에, 이친구를 찾아서 보트를 타고 강에서 일몰을 보면서 이쪽으로 다시 건너오는게 편하고 뷰도 좋다고 추천해준다. 보트 요금도 4천짯. 비싼건지는 모르겠지만 흔쾌히 하기로 한다. 


다리를 거닐며 주변을 둘러본다. 외롭게 서있는 고목도 하나가 보이고, 아래로는 노젓는 배들도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며 웃고 즐기고 사진을 찍는다. 신기한게 유명한 관광지인데 외국인 여행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 여기서 본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여행하면서 외국 여행자들을 만난건 게스트하우스에서 본게 거의 다인것 같다. 미얀마가 아직 덜 알려진건지, 아니면 외국 여행자들의 여행 비수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다. 

다리를 다 건너고 나서 두리번 거린다. 아래 보트들이 내려가 있는곳에 가서도 두리번 거리며 가이드 친구가 한다던 보트를 찾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고민이 된다. 음... 혹시나 잘못 알아들었나 싶어 바쁜 걸음으로 다리를 다시 건넌다. 

처음 만났던 곳까지 와서 찾아보는데도 이친구를 못찾겠다. 아.... 이쯤되니 그 친구 얼굴도 기억안난다. 선택의 시간...... 그냥 아래 선착장에서 그냥 다른 보트를 타고 일몰을 본다. 뭐 어떻게 되겠지. 에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이렇게 일어난다. 

배를 타고 호수로 나온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들을 태운 배들이 지나간다. 손을 흔드니 다들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 준다. 

다리위에서 보던 풍경과, 호수위에서 보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다행히 호수 물도 적당해서 사진에서 보았던 예쁜 풍경들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긴다. 아...... 조금 괜찮은 렌즈를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도둑맞은 사진장비들이 아쉽다. 

호수위에서 아름다운 일몰들을 마음 가득히 감상하고, 다시 선착장으로 온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두리번 거리는 사이, 관광객들과, 그들을 태운 오토바이와 택시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갔는데도 아직 안온다. 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온다. 

"너 모또기사 찾는거지? 친구들 만난다고 갔는데 금방 올거야.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봐." 
"아.. 그렇구나. 고마워. 기다려볼께." 

이렇게 기다리기를 20여분.... 드디어 이녀석 다른사람의 오토바이 뒤에 타서 싱글벙글 하면서 온다. 

그런데, 이녀석... 술이 알딸딸하다. 멀쩡한척 하긴 하는데 왠지 걱정이다. 괜찮냐고 물어보니 '노 프라블럼' 이란다. 늦었으니 어서 가자고 오히려 나를 재촉한다. 아... 미심쩍다. 그런데, 대안이 없다. 주변에 오토바이와 택시들은 이미 다들 사람들을 태우고 떠난 상태..... 

'한번 믿어볼까.....음주운전이잖아! 에이.. 참.....' 

좀 실랑이 하다가 그냥 그녀석 오토바이에 타고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뭔 베짱이었는지..... 

위험천만한 운전을 하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긴장된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일은 뭐할건지 고민한다. 
이녀석...... 오늘은 만달레이 시내 근처를 봤으니, 내일은 인근지역을 돌아보면 좋을거란다. 밍군, 사가잉정도 보면 될거라고 하면서, 다 멋진곳이니 자기를 믿어보란다. 

믿는다고... 그 대신, 오늘 술 취한것 같은데,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은 말짱한 정신으로 와서, 술마시지 않고 하루종일 날 잘 데리고 다녀달라고 다짐을 받는다. 

긴장이 풀리니 배가 고프다.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풀문데이라..... 모든 가게가 다 문을 닫았다. 배고픈데 밥먹을 곳이 없다. 물어물어 길가에 있는 인도음식파는 곳을 찾아서 배를 채운다. 시원한 맥주 한모금 생각이 간절한데 오늘은 물건너간것 같다. 

만달레이..... 참 건전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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