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 인레 (동네산책, 카누투어)

2014.07.12 22:17



2011.11.18

살짝의 두통과 함께 아침을 맞는다. 생각해 보니 매일밤 맥주와 함께했다. 아마...... 여행와서 맥주를 조금 멀리했으면 여행경비가 많이 줄었을것 같다. 뭐...... 혼자 온 여행에 저녁에 마시는 맥주는 긴 밤을 함께 해 주는 친구와 같기에, 친구를 멀리할 수 없는 애틋함쯤으로 여긴다.

시간을 보니 대충 열시 가까이 된듯 하다. 그래도 이곳의 맛있는 아침을 놓칠 수 없기에 주섬주섬 옷을 챙여입고 식당으로 간다. 간편하게 입기에는 론지가 최고다.

아침을 먹고 뭐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무슨일인가 찾아가 니 친구가 너한테 전해달라고 맡겨놨다면서 보니 책을 한권 전해준다. 어제, 보트투어를 같이했던 그 친구가 아침에 왔다가, 내가 자는것 같아서 여행 선물이라며 책을 맡겨두고 간거다.

생각치도 못한 선물에 마음이 따뜻하다. 맨 마지막장에 작게 이렇게 적혀있다.

"SEEK!
덕분에 바간에 이어 인레도 참 좋아졌어요. ^^
정말이지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네요.
남은 여행 건강하고 행복하게!
으~ 양곤가기 싫다. ㅠㅠ"

작은 글 한자락에 여행하면서 만난 따뜻한 인연이 담겼다.

그리고.... 인레를 떠나기 싫어진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늘까지 묵고 내일 양곤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바간에 묵으며 미리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놓았는데, 하루전에 재 확인이 필요하다고 신신당부를 받았다. 양곤에서도 딱히 할거는 없는데 싶어서 인레의 일정을 하루 연기한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이야기하니 친절하게도 전화로 예약을 변경해 주신다.

따뜻한 선물도 받았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한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나중에 사진 보내주기로 하고 메일주소는 받아놨는데, 그렇게라도 연락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밖으로 나가본다. 여행 막바지가 되니 빈둥빈둥 모드다.

일단 메일체크를 하러 인터넷 카페에 가본다. 뭐 백수라 연락올데도 딱히 없기는 하지만, 인천에서 방콕으로 올때 비행기가 취소되어 대체편으로 온 터라 방콕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편이 온전히 있을지 걱정이다. 방콕에서 양곤으로 건너올때도 그날 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은 취소되어 있었던 터라 은근히 신경쓰인다.



메일을 확인하고 시간을 보니 열두시언저리.... 인터넷 카페를 나와 조금 걷다보니 마사지샵 간판이 보인다.

갑자기 몸이 찌뿌둥하게 느껴진다. 마사지 간판은 사람의 몸을 찌뿌둥하게 만드는 이상한 마력이 있나보다. 무언가에 홀린듯 마사지집으로 들어간다.

마침 점심을 먹으려 준비하는듯했는데, 웃으면서 누우라고 한다. 시간을 잘못맞췄나 조금 미안하다.

조금있으니, 서양 아주머니 한분이 더 들어오신다. 내심 다행이다 싶다.

태국의 마사지는 남자 여자 구분없이 편하게 마사지를 하는데, 이곳은 좀 다르다. 남자는 무조건 남자가 마사지를 해 주고, 여자는 무조건 여자가 해준다. 그런것 불편하게 여기시는 분은 편하겠다 싶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어김없이 한국드라마의 얘기가 나온다. 송승헌의 친구가 작년에 왔다갔단다. 그러면서 안내문도 써주고 갔다고 자랑을 한다.

마사지는 적당히 부드러웠고, 적당히 강했으며, 아주 편안했다. 한번쯤 받아도 좋을것 같다.

마사지 요금을 계산하는데 차를 한잔 준다. 차를 마시며 안내문을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티비 밑에 한국 연예인 브로마이드가 걸려있다. 나를 마사지해준 사장의 와이프는 밥먹을때도 브로마이드 앞에서 브로마이드를 보며 밥을 먹는단다. 재미있는 농담에 마음이 편안하다.

다음에 또 올때는 브로마이드나 사진같은거 챙겨서 갖다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미얀마에 올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마사지를 받으며 생각해 보니, 책을 전해줬던 친구가 이 근처에 묵었던 기억이 난다. 세시 언저리 비행기라고 들었던것 같은데, 잘 하면 호텔에서 만날 수 있을것 같다. 마사지를 받자마자 그친구가 묵었던 remember inn으로 가본다.

리셉션 게이트에서 한국인 여행자를 찾는다니, 10분전에 택시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단다. 아...... 고마운 마음도 전하지 못했는데..... 마사지를 받지 말고 바로 올걸 하는 후회가 든다.

아쉬운 마음을 담은채 동네를 걷는다.











오늘 해도 져 가는데, 카누를 타고 일몰 보트투어를 해 볼까 한다. 제티쪽으로 나가보니 일몰투어 하는 사람들을 찾기가 막막하다. 대충 걷다가 물어보니, 자기네들이 해줄 수 있는데, 잠깐 기다려 보라며 카누를 몰아줄 사람을 찾는다.

갑자기 물어봐서 그럴까... 카누 몰 사람이 없어서 고생한다. 내일 다시 오겠다고 이야기하고 동네로 돌아온다.

길가 카페에 앉아서 맥주한잔을 시켜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한컷씩 찍어서 모아놓으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카메라를 든다.

혼자 사진놀이 하며 음악듣고 책보고 하다보니, 출출하다. 메뉴에 스파게티가 있기에 혹시나 하며 시켜본다. 미트소스 스파게티.... 아주 보편적이고 만들기 쉬운 메뉴이니 실망스럽지는 않을듯 하다.



그런데..... 소스에 비해 너무나 푸짐한 면발..... 소스만 충분히 나왔으면 맛있을것도 같았는데 이곳 사장님의 정성이 너무나 넘쳤다.

사진을 찍고있는데....... 저 앞에, 바간에서 인레로 오는 버스를 같이 탔던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여행객이 지나간다. 분명히 껄로에서 내렸을텐데...... 어쩌면 껄로에서 헤어진 자매들도 만날수 있겠다 싶다.

이렇게 또 하루를 보낸다.







2011.11.19

어젯밤에도 맥주님들과 함께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는다. 오늘은 뭘하지??? 동네에서 빈둥대는걸 참 좋아하지만, 가끔 뭘할까 고민이될때면 나름대로 난감하기도 하다.

뭐... 책보고 돌아다니고 하지 뭐.... 오후에는 카누투어 가면되고....

아침식사를 하고 방에서 잠깐 비비적거리다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문을 열고 나서니

반가운 얼굴이 문앞에 있다.

그리고 서로 깜짝 놀란다.

껄로 트래킹을 하고 온 자매들이, 숙소를 찾아 헤메다 여기로 온거다. 어디에 묵겠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몇일에 이리로 온다는 이야기도 없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마주친다.
 
이번 여행은, 참 신기하게도 인연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몇일간의 반가운 이야기을 하고, 동네 구경을 하며 낮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되어 카누투어를 하러 간다.
























그렇게 일몰을 바라보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갑니다. 여태껏 너무 아름다운 일몰을 봐와서인지는 몰라도, 가슴을 적시는 아름다움은 없었습니다만, 마지막 인레의 모습이라 그런지 제 마음속에는 따뜻하게 남았네요.








여행의 마지막이 되어가니, 가는 시간이 참 아쉽다. 며칠만에 만난 동생들에게 맛있는것을 사주고 싶어서, 숙소앞 그린칠리 레스토랑으로 간다.

그들이 했던 여행은, 내가 한 여행과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내가 했던 여행과, 거기에서 느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전해주고 싶다. 어쩌면, 주제넘는 짓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껏 다녀왔던 그 어떤곳보다 이곳은 다르고 특별하기에, 미얀마가 이들의 앞으로의 여행의 기준이 될 것이기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처음 갔던 자유여행이 그 이후의 모든 여행의 기준이되기에, 어떻게 보면 미얀마는 첫 여행지로는 아주 안좋은 여행지라는 생각이다.

그 어느곳도 이곳의 사람들 처럼 따뜻하지 않을것이며, 이곳에서 느꼈던 친절과 순박한 미소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여행의 기쁨과 행복보다는 실망과 아쉬움이 클 것이기에, 그들이 경험한 이곳을 객관화 하기를 바란다. 물론 주제넘은 일이고, 섣부른 이야기일것이다. 하지만...... 해줄수 밖에 없었다.

그린커리에서의 이야기는 장소를 옮겨,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에서 늦게까지 이어진다.

부디 이 이야기들이, 동생들에게 내 마음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인레의 마지막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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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인레 (인레호수 보트투어+인떼인유적)

2014.07.12 22:10



2011.11.17

오늘의 보트투어가 기대되었는지,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진다. 샨카 투어를 할까 보트투어를 할까 고민했는데, 오늘은 보트투어를 하고 상황봐서 샨카투어는 내일이나 그 다음날쯤 하면 어떨까 싶다.

만족스러운 조식을 하고 나서, 어제 만났던 친구를 기다린다. 그 친구의 숙소는 내가 묵는곳과 끝에서 끝 거리.... 걸어오는게 꽤나 멀어서 힘들겠다 싶다.

9시가 되니 딱 맞춰서 도착한다. 오늘의 보트투어는 영국에서 온 그레이엄이라는 아저씨와, 나, 그리고 친구 이렇게 셋이고, 인떼인 유적까지 돌아보는것으로 하여 18,000짯에 계약을 한다.

선착장까지는 15분정도 걷는다. 어젯밤에 Four Sisters Inn 갔을때 보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침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에 활기가 느껴진다.

좁고 긴 보트(어제 호수를 건넜던 보트와 같은 보트이다)에 의자 세개가 미리 세팅이 되어있다. 그레이엄을 맨 앞자리에 앉히고, 나와 친구가 그 뒤에 자리를 잡는다. 




낭쉐에서 인레호수까지 가는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수로를 따라 한참 달려야 넓은 호수에 닿는다. 








이 높은곳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는것이 놀랍고, 이 호수에 기대어 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낯설다.

이곳에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사람들의 미소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업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광상품처럼 바라보고 하는것이 이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계속 셔터를 눌러대지만 가끔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카메라를 내려와야 하나...... 고민은 하지만, 내려놓지를 못한다.

셔터를 누르는 손이 무겁다. 스스로 속이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배를 타고 가는데, 이 빛나는 하늘에 눈이 부시다. 선글래스를 껴 보았으나, 돗수가 없어서 사진을찍는데 불편하고...... 호수를 가르는 바람에 모자는 자꾸 벗겨지는데 살짝 난감하다. 뭐...... 좀 타면 어떠랴 싶어서 아예 모자를 목 뒤로 넘기고 햇살에 얼굴을 내민다.

나중에 보니.....

코끝만 탓다.






































선착장에 내린다. 5일마다 열리는 장날..... 이곳의 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진흙으로 된 길을 조심조심 건너고, 엉켜있는 배들을 이리저리 타넘어 시장에 들어선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저울로 토마토를 파는 노점을 지나서, 시장을 돌아본다.

시장은 생각보다 컸고, 사람도 많았으며, 물건은 저렴했고, 살건 없었다










배는 다음 마을로 우리를 데려가서, 전통 담배를 만드는 작업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어려보이는 친구들이 웃으며 즐겁게 일을하고 있는데, 손길이 능숙하다. 



담배마는 아가씨들과 작별하고, 

 


다섯명의 부처님이 계신 사원으로 간다. 다섯분의 부처님들께, 금박을 한두장씩 붙여나가다 보니, 시간이 흘러서 부처님의 모습은 간데없고, 저런 둥그런 눈사람같은 금덩이 다섯개로 변했단다.
같이 투어를 했던 친구는,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올린다.

군대있을때는 108배도 해보고 했는데.....  간절히 기도할만한게 뭐가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리고...... 참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고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아직은 무었이던지 하면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있어서, 저렇게 무었인가 간절하게 원해본 적이 없었나보다. 이렇게 살아올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친구에게 고맙다.



점심을 먹으며 그레이엄과 처음으로 이러저러한 얘기를 한다. 얘기하다 보니, 이친구 참 로맨티스트다. 나이는 나보다 조금 더 들었을것 같은데, 하는 일은 컴퓨터 스토리지 엔지니어(맞나? 기억이...)

20년전에 태국에 여행을 와서, 푸켓에서 한 태국 아가씨에게 반해서 3개월 후 다시 그 아가씨를 찾아가서 구애를 하고, 결혼을 한 멋진 용기를 지닌 아저씨다.

와이프의 집은 깐짜나부리, 1년에 두번씩 처가를 방문하고, 그때마다 태국 인근지역을 여행한단다. 1년에 휴가가 몇일이나 되냐고 묻기에, 난 지금 백수라 휴가 개념이 없다고 얘기하고, 같이 있는 친구는 5일이라는 말에 말도 안된다며 믿지를 않는다.

진짠데...... 언제쯤이면 바뀔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치고 배는 인떼인 유적으로 향한다. 따뜻한 햇볓과 시원한 바람..... 거기에 배까지 부르니 잠이 솔솔온다.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유적에 도착한다.

인떼인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긴 완만한 계단길을 걸어올라가면 어느새 눈 앞에 멋진 탑들이 펼쳐진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좋다. 거기에 내려가는 길은 소박한 대나무숲도 있어서 편안한 산책길이다.














인떼인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는데, 마침 학교가 끝나는 시간인가보다.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나오는데 그 모습들이 참 귀엽다. 아이들과 장난도 좀 치고 얘기좀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난다.






인떼인 유적군을 지나서, 마지막으로 점핑캣 사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자느라고 정신이 없다. 혹시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다려보지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듯 단잠에 푹 빠져있거나 햇볓에 뒹굴거리느라 여념이 없다.









점핑캣 사원을 나와서 낭쉐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쭌묘도 살짝 들려본다.





어느덧 햇살은 황금빛으로 바뀌어 가고, 오늘의 일정도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













보트투어를 끝내고 숙소에 들어오니 오후 다섯시...... 한것 없이 앉아서 보트만 타고 다녔는데도 은근히 피곤하다. 같이 투어한 친구가 샨국수를 먹어보지 못했다 해서 같이 국수를 한그릇 먹고, 헤어진다.


숙소에서 좀 쉬고있는데, 왠지 출출하다. 맥주를 한잔 할까 해서 숙소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혹시 맥주 파냐고 물어보니 안판단다. 조금 가면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파니 사다 마시란다.

가게에 가보니 사람들이 티비앞에 바글바글하다. 유럽 축구 아스날의 경기다. 맥주 두캔을 사고, 빵 한두개를 산 후에, 박주영 나왔는지 물어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린다.

'밍글라바~~~ 아임 프롬 코리아~~ ' 이랬더니 다들 웃으면서 반겨준다.


고맙다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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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냥쉐 (인레) - 자전거투어 (온천, 인레호수, 마잉따욱)

2014.07.12 21:54




2011.11.16

어제 책을 읽다가 나도모르게 잠이들었나 보다. 샤워하고 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고 아주 간단한 옷만 입고 뒹굴거리며 책을 읽었던 기억은 나는데,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도 없고...... 이불도 제대로 덮고 잤을리는 없으니 으실으실 추운것도 이해가 간다. 아직 11월 중순이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다.

추운 몸을 녹이려 샤워를 한다. 그래도 따뜻한물이 잘 나와서 추운 몸을 녹이는데는 아주 제격이다. 뜨뜻한 물에 푹 담구고 싶기는 하지만, 그건 좀 사치스러운 일 같고, 이정도만으로도 훌륭하다.

시계를 보니 아홉시.... 오늘 일정에 대해서 딱히 생각해 본것도 없고 뭘 해볼까 생각한다. 뭐...... 밥부터 먹자.

별채 2층의 식당으로 올라간다. 테이블 네개의 소박한 식당. 식당에 올라가니 뭐 먹을건지 물어본다. 미얀마티, 블랙커피, 커피... 블랙커피라길래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가 생각이 나서 블랙커피를 주문한다. 계란후라이와 오믈렛..... 오믈렛이 더 나을듯 해서 오믈렛을 주문하니, 팬케익 종류를 결정하란다. 바나나 팬케익, 토마토와 양파를 넣은 팬캐익.... 게스트하우스에서 여러번 자봤지만 이렇게 많은 종류의 음식을 고르라는 곳은 처음이다.

잠시후에 음식이 나오는데, 에스프레소도 아메리카도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맛있는 커피와, 토스트 빵 두조각, 잼, 버터, 바나나 두개, 아보카도 한조각, 오믈렛과 바나나팬캐익... 이 조식 하나만으로도 이 게스트하우스가 사랑스럽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아주 비싼 호텔에도 묵어보고 아주 싼 게스트하우스에도 묵어봤지만 가격대비 조식의 만족도는 이곳이 단연 최고다.

아침식사도 했겠다...... 어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시장도 한바퀴 돌아보고 동네를 좀 기웃거려보기로 한다.

동남아시아의 시장은 왠지 서로 많이 닮았다. 방비엥에서 2주간 눌러앉아서 놀때도 느꼈지만, 가공되지 않은, 딱 필요한만큼만 손질된 물건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전시되고, 그런것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외국인들을 더 신기하게 바라보고....










시장을 돌아보고 나니 목이 마르다. 지나가다 보이는 식당이 있어서, 무작정 들어가서 포테이토칩과 맥주를 주문한다. 책을 한권 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맥주를 마신다. 가끔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사람들과 부딛히는 것 보다 이렇게 한쪽에 가만히 앉아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것도 재미있다. 




한두시간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아침에 나올때 보니 자전거로 이 근처를 돌아보는 코스가 있던것 같았는데, 괜찮으면 한번 해볼까 한다. 더운 날씨에 자전거가 어떨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자전거 산책도 나름 재미있을것 같다.







게스트하우스에 물어보니 지도를 한장 준다. 낭쉐에서 서쪽길을 따라 가면 온천이 나오고, 동쪽으로 가면 일몰이 좋은 winery가 있고, 거기서 더 가면 마잉따욱이라는 곳으로 연결되며, 온천과 마잉따욱은 보트를 타고 인레호수를 건너면 연결이 된단다. 지금 시간이 대충 한시정도 되었으니, 자전거를 타고 온천쪽으로 가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마잉따욱에 가서 전망좋다는 view point에 올랐다가, winery에서 일몰을 보고 돌아오면 되겠다 싶다.

1000짯을 내고 자전거를 빌리고 길을 나선다. 론지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게 어색하긴 한데, 가끔 론지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바람이 꽤나 시원하다.
지도상으로는 2시간 30분정도의 여정.... 그런데 그 시간안에 가려면 열심히 달려야 겠다. 하지만.... 가는 길 주위에 있는 풍광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중간중간 내려서 동네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있게 산책한다.

온천까지 오는 길이 참 예쁘다. 길도 그리 나쁜편도 아니고 바람도 상쾌해서 자전거 여행을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온천으로 꺾어지는 삼거리에 작은 찻집이 있다. 목도 축일겸 커피를 한잔 마신다.

한시간정도 걸려서 온천에 도착한다. 온천은...... 비싼돈 주고 들어가기에는 좀 아쉽다.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려는데 갑자기 론지 매듭이 풀린다. 다행히도 아슬아슬한 상황은 면했는데, 자전거 탈때 좀 조심해야 할듯 하다. 온천을 돌아보고 나오니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뭐하는데냐고 물어본다. '온천이고, 1인당 입장료가 있다. 한번 돌아봐라. 돌아보는건 돈 안받는다'고 얘기해 준다.














온천을 지나서 조금 가니 작은 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아마도 강을 거너는 보트를 타는 마을인가 보다.  조금 걸으니 어떤 할아버지가 반갑게 웃으시며 말을 건다. 꾸벅 인사를 건네며 혹시 호수를 건널 수 있냐고 물어보니, 웃으시며 따라오라 하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조금 걸으니, 할아버지는 아들이 네명이 있는데, 막내아들이 보트를 몬다고 하시면서, 자기네 보트 타고 건너란다. 6000짯에 자전거 까지 태워서 건너기로 하고 호수로 나간다.














마잉따욱에 도착하니, 동네가 참 소박하고 귀엽다. 지도를 보니 위쪽에 인레호수를 돌아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단다. 힘들게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경운기를 타고 올라가는 중학생쯤 되어보이는 사내아이 둘이 지나간다. 눈웃음을 보내고 힘들지 않은척 하며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올라간다. 당장 내려서 걷고싶은데, 이녀석들 먼저 가고있으면서도 계속 나를 쳐다본다.

조금 올라가니 고아원이 나오고, 그 옆에 가게에 자전거를 맡긴다. 이제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산길을 걸어 올라가는데 뒤에서 스쿠터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아까 경운기 소년들중 하나다.

산 위쪽으로 가는 길인데 태워줄까 하고 묻는다. 당연히 OK!!

스쿠터의 뒷자리에 앉아서 산을 오른다. 오르다 보니 서양인 커플이 산길을 걸어 오르고 있다. 눈이 마주쳤는데 살짝 부러움이 비친다.

자식.... 내가 더 부럽다.

뷰포인트에 있는 사원의 입구에서 이녀석, 다왔으니 여행잘 하라고 한마디 하고 슈웅~ 하고 달려간다. 태워줘서 고맙다고 말할 시간도 안주고 그냥 가버리니... 녀석 시크하다.







자전거를 맡긴 가게에 와서 그냥 가기가 미안해서 콜라를 한잔 한다. 아이과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잠시 놀다보니, 한국인이라는 말에 얼굴에 웃음이 핀다. 챙겨갔던 화장품 샘플과 머리핀을 선물로 주니, 사내아이의 머리에 머리핀을 꽂는다. 같이 웃으며 기쁘게 헤어진다.




시간을 보니 마잉따욱을 돌아보기가 애매할 듯 하다. 다음 기회가 있겠지 하며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일몰이 예쁘다는 Winery 이정표가 보이는데, 개방시간이 오후4시까지이다. 그런데 지금 시간은 4시 5분..... 오늘 뭔지 아쉽게 시간이 안맞는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서 옆집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저녁을 먹으러 시장으로 나선다.

이 지역의 유명한 음식인 샨국수를 먹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며 산책을 한다. 





 

산책을 하다 옆을 보니 익숙한 옆모습이 보인다. '여기서 뵙는군요~~~'라고 말을 붙이니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바간에서 마차를 같이 나누어탔던 여행객이다.

헤어진지 2~3일밖에 안지났는데, 해줄 이야기가 너무 많단다. Four Sisters Inn의 음식이 괜찮다기에 거기에서 이야기 보따리가 쏟아진다. 짧은 시간동안 영화같이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고 왔단다. 아직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이곳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 이야기만 듣는데도 그 따뜻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내일 있을 보트투어를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숙소까지 바래다 준다.

여행에서 만나는 인연은, 신비롭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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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바간 이모저모, 인레

2014.07.12 21:47



2011.11.14
어제, 너무나도 편안하고 즐겁고 잊기싫은 밤이 지나고, 아침을 숙취와 함께 맞는다.

20대의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있으면, 어느새 나도 그들과 같은나이로 돌아간것 같아서 즐겁기는 한데, 역시 몸이 안따라 주기 시작한다.

원래 계획은 이 근처 뽀빠산에 다녀오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는것 같아서, 오늘 뽀빠산은 취소하기로 한다. 보통 여행오면, 이것저것 안하고 한 동네에서 며칠씩 있으면서 편하게 어슬렁거리고, 분위기 괜찮은 라이브 바라도 있으면 몇일이건 저녁마다 거기에 출근도장 찍으면서 친구들 사귀고, 음악듣고 그러면서 지냈는데, 이번 미얀마는 너무 바빴다.

다행히 조식 시간에 늦지않게 일어나서 방을 나서는데, 방문을 여니 쪽지가 한장 떨어진다. 어제 마차투어를 같이했던 친구가, 오늘 비행기를 타고 인레쪽으로 먼저 가는터라 인사못하고 간다고 짧은 글을 남겼다. 작은 쪽지한장에 아침이 산뜻하다. 아무것도 해준것 없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오늘 간다고 들었으면서도, 쪽지한장 준비하지 못했던게 못내 미안하다.

식당으로 올라가니, 난향의 사장님께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 사모님 번거롭게 하는게 싫으셔서, 아침은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간단하게 드시곤 하신단다. 인사를 드리고, 식사를 하고 있으니 어제의 자매들이 올라온다. 이친구들도, 오늘 특별하게 하는 일 없이 오전은 쉬고, 오후에 자전거 빌려서 어제 좋았던 사원에 다시 한번 다녀올 계획이란다.

원래는 오늘 인레로 갈 예정이었는데, 마침 내가 내일 인레로 이동할거라고 하니 선뜻 일정을 바꿔준다. 괜히 하루의 여행일정을 빚진것 같아 미안하다. 그래도, 바쁘게 다녔던 동네보다, 할일없이 뒹굴거렸던 동네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얘기를 해 본다. (뭐..... 순전히 내 경험이니 웃기지 말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내일 새벽에 인레로 떠나기로 한 터라 하루치의 방값이 아깝다. 일충에 묵은 자매들에게 체크아웃 하라고 하고, 내일 새벽출발까지 방을 쉐어하기로 한다. 새벽에 출발이라 편하게 자기도 애매할 시간이고, 긴 이동이라 차에서 편하게 자려면 밤을 새고 버스를 타는게 나을듯도 하니 별 불편함도 없을듯 하다.

방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보고 놀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지나가며 본 후지식당에서 이것저것 시킨다.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맛.. 그리 나쁘지는 않다.

점심을 먹고 시장까지 걷는다. 느긋한 산책에 기분이 좋다. 두 자매들은 어제 시장다니다가 사먹었던 파파야가 먹고싶다며 가게에서 파파야를 하나 사고, 한번도 코코넛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말에 코코넛을 찾는다. 이 자매들은 코코넛이 신기한지 참 즐겁개 마신다.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쉰다. 자매들은 어제의 일몰이 너무 좋았다고 자전거를 빌려서 다시 올드바간으로 가고, 나는 책을 좀 보다가 잠깐 눈을 붙인다.

낮잠을 자고, 영화한편 보고 책도 보면서 뒹굴거린다. 오랜만에 뒹굴거리니 참 편하고 좋다. 거기에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 에어컨도 있으니, 이렇게 하루쯤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훌륭하다 싶다. 이 자매들 만나서 같이 저녁먹으러 가야겠다 싶어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살짝 늦었는데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밤이 되면 가로등도 없이 어두운 동네가 되어서, 혹시 몰라서 랜턴을 빌려주긴 했는데도, 조금 걱정이 된다.

혹시 연락온것 없나 궁금해서 내려가는데, 자매들이 즐겁게 웃으며 계단을 올라온다. 어제 갔던 식당에서 다시 저녁을 먹고, 난향에 들러서 염주를 하나 산다. 그간 주신 친절함이 너무 고마워서 다시 뵙겠다는 인사를 전한다.

내일 이동을 위해서 짐을 좀 챙기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2011. 11.15

새벽 세시... 몇일간 나름대로 정들었던 게스트하우스와 이별할 시간이다. 1층에 내려가서 작은 로비와 연결되는 문을 조심스럽게 여니,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바닥에서 자고있다. 세시반에 픽업이 오기로 한 터라 지금은 나가있어야 할것 같은데, 자고 있는 직원을 깨우기가 미안하다.

조심스럽게 직원을 깨워서, 우리 체크아웃한다고 이야기하니, 부시시한 얼굴로 문을 열어준다. 몇일간 고마웠다고, 나중에 또 오겠다고 인사하고 뒤돌아서니, 비닐봉지 세개를 내민다. 내일 아침에 먹으라고, 샌드위치와 바나나를 준비해준다. 뭐... 숙박요금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이동한다고 이렇게까지 챙겨주던 곳을 겪어보지 못한터라, 쌀쌀한 새벽인데도 마음이 따뜻하다.

세시 반이 되니 버스가 한대 온다. 인레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다. 1인당 10,500짯. 12시간의 이동. 어떨지 살짝 걱정도 된다.

버스에 오르고, 잠시 있으니 사람들이 꽉 찼다. 차는 밤길을 달리고, 내 옆에는 떡벌어진 어깨와 친절하지 않은 얼굴을 하고있는 동유럽계 아가씨가 앉아있다. 아...... 이 아가씨, 동양남자라고 경계를 하는건지 영 옆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덩치는 언니가 더 건장해 보이는데, 왜 날 경계하는지..... 왠지 불안하고 마음도 몸도 안편한데 거기에 잠도 안온다.

앞자리에 앉은 자매들은, 흔들리고 삐걱거리는 버스에서도 참 잘 잔다. 예전엔 버스에서도 잘 잤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그리 편하게 잠을 잘 못잔다. 왠지 앞에 자매들이 살짝 부럽다.

중간에 두어번, 휴게소에 들리면서 버스는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번갈아서 달린다. 군데군데 도로포장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게 꽤 놀랍다. 순전히 사람들 손으로 도로포장을 한다. 돌을 깨서, 잘게 깬 돌을 바구니로 바닥에 옮기고, 소형 롤러로 다지고, 한쪽에서는 장작불 위에 올려진 드럼통 위에서 아스팔트를 끓이고 있고...... 수많은 먼지와 매캐한 아스팔트 냄새를 그냥 맡으며 도로 포장을 한다.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엉킨다.

출발한지 열시간 정도 되었을까...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물어보니, 2박3일 트래킹의 시작이 되는 껄로란다. 자매들과 헤어질 시간.... 남은 여행 잘 하고, 트래킹 하면서 다치지 말고, 볼 수 있으면 인레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고 헤어진다. 어느 게스트하우스에 묵을지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면서, 인연이 있으면 또 보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자매들과 헤어진 후, 버스는 산을 오른다. 근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구불구불한 산길...... 가드레일은 있을 턱이 없고, 길 옆으로는 꽤 급한 경사의 산비탈이다. 그런 길을 먼지 풀풀 풍기면서 버스가 달린다. 그런데......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마치 퀼트작품을 보는듯, 파란 들판위에 붉은 황토흙과 노란 꽃밭이 너무나 아름답다.

굽이치는 산길을 돌고 돌고 돌아서, 버스에서 내린다. 내리고 나니, 인레호수가 있는 낭쉐까지는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한단다. 택시요금은 6000짯......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일곱명인데, 여섯명이 일행이라 픽업트럭을 전세내서 자기들끼리 타고간다. 한두명만 더 있었어도 같이 쉐어할텐데, 이번에도 혼자다. 택시를 타고, 바간에서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한 밍갈라인으로 간다.

밍갈라인..... 사전정보 하나도 없이 출발하는 내가 걱정되서 중간에 이메일로 연락을 준 친구가 추천해준 게스트하우스이다. 한국인들이 많을거라고 했는데, 뭐... 아무도 없었다. 하긴, 요즘 한국사람들의 여행시즌이 아니니 그럴만 하겠다 싶다. 체크인 하는데, 카운터 옆 벽에 한글로 적혀있는 추천글들이 빼곡하다. 게스트하우스 안주인이 환영한다며 웰컴드링크를 준다. 레몬쥬스... 이거 꽤 맛있다.

짐을 대충 팽개쳐놓고 동네구경을 간다. 론지를 입고다니다 보니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했는데, 길가 잡화점에 가방을 판다. 3500짯을 부르는데, 소심하게 3000짯까지 깎는다. 오후다섯시.... 시장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거의 문닫을 시간이다. 시장구경은 포기하고 걷다보니, 인터넷카페가 나온다. 메일체크하고 메일도 한두통 보낼겸 들어간다. 그런데.... gmail 로딩하고 로그인하는데만 15분이다. 뭐... 예상은 했지만 참 오래도 걸린다. 


메일을 보내고, 동네 한두바퀴 돌아본 후에,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는 그린칠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그린커리에 맥주한병. 가격은 좀 비싸지만 오랜만에 좀 그럴듯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서빙하는 어려보이는 아가씨가 와서 말을 건다. 한국에서 왔다니, 자기는 F4를 좋아한다며 수줍게 인사한다. 연예인에 별 관심이 없고 TV도 거의 안보는터라 사실 그게 누군지 잘 모르지만 그냥 나도 그렇다고 이야기 하니 고맙다고 한다.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맙다.

이렇게, 인레의 첫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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