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 인레 (인레호수 보트투어+인떼인유적)

2014.07.12 22:10



2011.11.17

오늘의 보트투어가 기대되었는지,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진다. 샨카 투어를 할까 보트투어를 할까 고민했는데, 오늘은 보트투어를 하고 상황봐서 샨카투어는 내일이나 그 다음날쯤 하면 어떨까 싶다.

만족스러운 조식을 하고 나서, 어제 만났던 친구를 기다린다. 그 친구의 숙소는 내가 묵는곳과 끝에서 끝 거리.... 걸어오는게 꽤나 멀어서 힘들겠다 싶다.

9시가 되니 딱 맞춰서 도착한다. 오늘의 보트투어는 영국에서 온 그레이엄이라는 아저씨와, 나, 그리고 친구 이렇게 셋이고, 인떼인 유적까지 돌아보는것으로 하여 18,000짯에 계약을 한다.

선착장까지는 15분정도 걷는다. 어젯밤에 Four Sisters Inn 갔을때 보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침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에 활기가 느껴진다.

좁고 긴 보트(어제 호수를 건넜던 보트와 같은 보트이다)에 의자 세개가 미리 세팅이 되어있다. 그레이엄을 맨 앞자리에 앉히고, 나와 친구가 그 뒤에 자리를 잡는다. 




낭쉐에서 인레호수까지 가는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수로를 따라 한참 달려야 넓은 호수에 닿는다. 








이 높은곳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는것이 놀랍고, 이 호수에 기대어 살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낯설다.

이곳에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사람들의 미소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업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광상품처럼 바라보고 하는것이 이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계속 셔터를 눌러대지만 가끔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카메라를 내려와야 하나...... 고민은 하지만, 내려놓지를 못한다.

셔터를 누르는 손이 무겁다. 스스로 속이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배를 타고 가는데, 이 빛나는 하늘에 눈이 부시다. 선글래스를 껴 보았으나, 돗수가 없어서 사진을찍는데 불편하고...... 호수를 가르는 바람에 모자는 자꾸 벗겨지는데 살짝 난감하다. 뭐...... 좀 타면 어떠랴 싶어서 아예 모자를 목 뒤로 넘기고 햇살에 얼굴을 내민다.

나중에 보니.....

코끝만 탓다.






































선착장에 내린다. 5일마다 열리는 장날..... 이곳의 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진흙으로 된 길을 조심조심 건너고, 엉켜있는 배들을 이리저리 타넘어 시장에 들어선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저울로 토마토를 파는 노점을 지나서, 시장을 돌아본다.

시장은 생각보다 컸고, 사람도 많았으며, 물건은 저렴했고, 살건 없었다










배는 다음 마을로 우리를 데려가서, 전통 담배를 만드는 작업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어려보이는 친구들이 웃으며 즐겁게 일을하고 있는데, 손길이 능숙하다. 



담배마는 아가씨들과 작별하고, 

 


다섯명의 부처님이 계신 사원으로 간다. 다섯분의 부처님들께, 금박을 한두장씩 붙여나가다 보니, 시간이 흘러서 부처님의 모습은 간데없고, 저런 둥그런 눈사람같은 금덩이 다섯개로 변했단다.
같이 투어를 했던 친구는,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올린다.

군대있을때는 108배도 해보고 했는데.....  간절히 기도할만한게 뭐가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리고...... 참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고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아직은 무었이던지 하면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있어서, 저렇게 무었인가 간절하게 원해본 적이 없었나보다. 이렇게 살아올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친구에게 고맙다.



점심을 먹으며 그레이엄과 처음으로 이러저러한 얘기를 한다. 얘기하다 보니, 이친구 참 로맨티스트다. 나이는 나보다 조금 더 들었을것 같은데, 하는 일은 컴퓨터 스토리지 엔지니어(맞나? 기억이...)

20년전에 태국에 여행을 와서, 푸켓에서 한 태국 아가씨에게 반해서 3개월 후 다시 그 아가씨를 찾아가서 구애를 하고, 결혼을 한 멋진 용기를 지닌 아저씨다.

와이프의 집은 깐짜나부리, 1년에 두번씩 처가를 방문하고, 그때마다 태국 인근지역을 여행한단다. 1년에 휴가가 몇일이나 되냐고 묻기에, 난 지금 백수라 휴가 개념이 없다고 얘기하고, 같이 있는 친구는 5일이라는 말에 말도 안된다며 믿지를 않는다.

진짠데...... 언제쯤이면 바뀔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치고 배는 인떼인 유적으로 향한다. 따뜻한 햇볓과 시원한 바람..... 거기에 배까지 부르니 잠이 솔솔온다.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유적에 도착한다.

인떼인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긴 완만한 계단길을 걸어올라가면 어느새 눈 앞에 멋진 탑들이 펼쳐진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좋다. 거기에 내려가는 길은 소박한 대나무숲도 있어서 편안한 산책길이다.














인떼인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는데, 마침 학교가 끝나는 시간인가보다.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나오는데 그 모습들이 참 귀엽다. 아이들과 장난도 좀 치고 얘기좀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난다.






인떼인 유적군을 지나서, 마지막으로 점핑캣 사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자느라고 정신이 없다. 혹시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다려보지만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듯 단잠에 푹 빠져있거나 햇볓에 뒹굴거리느라 여념이 없다.









점핑캣 사원을 나와서 낭쉐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쭌묘도 살짝 들려본다.





어느덧 햇살은 황금빛으로 바뀌어 가고, 오늘의 일정도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













보트투어를 끝내고 숙소에 들어오니 오후 다섯시...... 한것 없이 앉아서 보트만 타고 다녔는데도 은근히 피곤하다. 같이 투어한 친구가 샨국수를 먹어보지 못했다 해서 같이 국수를 한그릇 먹고, 헤어진다.


숙소에서 좀 쉬고있는데, 왠지 출출하다. 맥주를 한잔 할까 해서 숙소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혹시 맥주 파냐고 물어보니 안판단다. 조금 가면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파니 사다 마시란다.

가게에 가보니 사람들이 티비앞에 바글바글하다. 유럽 축구 아스날의 경기다. 맥주 두캔을 사고, 빵 한두개를 산 후에, 박주영 나왔는지 물어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린다.

'밍글라바~~~ 아임 프롬 코리아~~ ' 이랬더니 다들 웃으면서 반겨준다.


고맙다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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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쉐구지 파고다, 우뻬인 다리)

2014.07.12 02:47

모또 기사에게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아까 짐만 맡겨놓고 아직 체크인도 안했다. 좀 싼 방을 찾는다고 했는데 빈 방은 하나밖에 없다. 하루 9$. 모또 기사가 만달레이는 이틀정도만 보면 웬만한거 다 본다고 해준 말이 기억나서 이틀만 묵기로 한다. 빈 방에 가봤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다. 욕실과 화장실은 공동사용이고, 방에는 창문 두개, 1인용 침대 하나, 2인용 침대하나, 옷걸이와 테이블, 탁상용 선풍기와 벽걸이 선풍기까지 있다. 세명까지 묵어도 충분한 방을 혼자 쓴다. 9$에 이정도 시설, 거기에 아침식사까지 포함이면 훌륭하다. 

일단 짐을 풀고 다음 여행지인 바간으로 가는 교통편을 미리 예약한다. 옵션은 네가지. 비행기, 슬로우보트, 익스프레스 보트, 버스. 여행 일정도 넉넉하고, 보트여행도 괜찮겠다 싶어서 슬로우보트를 예약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요일이 조금 안맞는다. 슬로우보트 출발하는 요일은 일요일.... 오늘은 목요일.... 거기에, 슬로우보트는 14시간이나 걸리고, 그것도 새벽네시반에 출발이란다. 게스트하우스 직원이 진짜 오래걸리고 피곤할텐데 괜찮냐고 몇번이나 물어본다. 그러면서 버스를 추천한다. 11000짯. 여섯시간..... 매일 출발...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니 버스가 낫겠다. 처음에 여유부리다가 나중에 시간이 부족해서 고생하느니, 조금이라도 일정을 당겨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틀후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하고 침대에 오른다. 대충 두어시간 자고 밥좀 챙겨먹고 나면 두시 언저리 될것 같다. 버스에서 잠을 제대로 못자서인지 눈을 감으니 바로 잠에 빠져든다. 

두시에 보기로 했는데, 눈뜨니 세시다. 이런.... 한시간이나 기다리게 해버렸다. 잠도 덜깬 상태로, 세수도 안하고 후다닥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간다. 생각해보니, 어젯밤에 버스타고 오느라 세수도 안했는데, 꽤나 꼬질꼬질 할것같다. 이거.. 한국사람 망신시키는거 아닌가 걱정된다. 

모또기사가 나를 보더니 웃는다. 너무 푹 자버려서 약속 못지켰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하니 웃으면서 '노 프라블럼'이란다. '노 프라블럼'... 전 세계 여느 여행지에 가도 들을 수 있는 만국 공통어다. 가이드사전이라는게 만약에 있다면 첫번째로 올라가 있는 말일거다. 

한시간이나 늦었으니, 모또기사가 생각했던 투어동선에서 조금 변경을 해야겠다. 이 근처에 큰 옥 광산이 있어서 옥으로 불상 깎는것도 보여주려 했다던데, 그건 그냥 생략하고 남쪽 호숫가에 있는 사원 두어개와 티크브릿지, 그리고 일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아.. 사진에서 봤던데다. 오랜만에 사진이 즐거워진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서 출발했는데, 이녀석.. 갑자기 한군데 들릴데가 있다고 한다. 방콕 공항에서, 양곤 보족시장에서 뒤통수 맞았던 기억들이 살짝 떠오른다. '이녀석...... 혹시 이상한데 끌고가서 이상한거 강매하는거 아냐??'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가는건데?" 
"그냥 초대하고 싶은데가 있어서 가는거야. 나 믿어도 괜찮아. 정말이야." 
"그래? 음.... 그래. 가자." 

약간의 의심을 마음속에 품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채로 도시의 골목을 헤멘다. 

그러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어떤 큰 집 앞에 멈춘다. 그리고, 헬멧 벗고 따라 들어오란다. 

알고보니, 오늘은 Full Moon Day. 만달레이에 있는 오토바이 / 택시 기사들 조합에서 Full Moon Day 기념으로 자선바자회를 하는거다. 조합원들이 매달 조금씩 회비를 내고, 그걸 모아서 추첨을 하고, 1등에 당첨된 사람이 당첨금을 가지고 자선바자회를 여는거란다. 회원들의 회비를 모아서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당첨된 사람은 기분도 좋고 생색도 낼 수 있는 재미있는 전통이다. 

안그래도 늦잠을 자버린터라, 배도 고프고 했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거기에다, 행사에 찾아온 유일한 외국인이라 사람들이 이목은 모두 집중되어있고..... 이거 참.... 행동 잘못하다가 나라망신 시킬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시는 스님 한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잘 왔다고, 어서오라고, 음식 좀 차렸으니 마음껏 먹고 가라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신다. 갑자기, 오토바이 타고 오면서 의심먼저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여행하면서 스스로 꼭 지키고자 했던, 현지사람과 동화되서 같이 웃고 같이 이야기하자는 첫번째 다짐조차 의심과 두려움에 밀려 잊고있었나보다. 

하얀 밥과 닭고기가 잔뜩들어간 미얀마식 닭볶음탕이 준비되어 있다. 거기에 갖가지 반찬에..... 옆에는 모자라면 더 먹으라고 밥통이 통째로 있고, 옆에있는 모또 기사는 연신 이것 한번 먹어보라며 음식을 권한다. 꽤나 맛있고, 입에도 맞는다. 생각치도 못하게 괜찮은 식사를 한다. 밥을 먹고 있는데, 오른편에 앉아있는 부부중 아주머니가 뭔가 할말이 있으신가보다.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네니, 반가워 하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환하게 웃으신다. 남편이 옆에서 거든다. 한국드라마 재미있어서 매일매일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한다. 주몽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사실 한국에 있을때 티비를 거의 안보고 사는터라, 주몽의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주몽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같이 들어주니 옆에있던 모든 사람들이 뭐가 좋은지 같이 크게 웃는다. 그리고, 아주머니.... 와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나는 한게 없는데.... 그냥 초대받아서 생각치도 못한 대접을 받아서 오히려 내가 이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데, 고맙다고 하신다. 그냥...... 마음이 따뜻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주변분들께 일일히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악수를 한다. 다들 활짝 웃어주시며 여행 잘 하라고 하신다. 생각치도 않은 선물...... 참 신기한 여행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뻬인 다리쪽으로 향한다. 시간을 보니, 일몰은 좀 시간이 남았고 해서 가는 길에 있는 파고다에 들리기로 한다. 

30분정도 달렸나보다. 나무가 울창한 길을 달려서 멈춘곳은 쉐구지 파고다. 이 근처에 있는 파고다 중에서 위에 올라가서 전경을 관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파고다중 하나란다. 안에 들어가서 회랑을 따라 한바퀴 걸어보고, 탑에있는 계단을 오른다. 하얀색 파고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강렬한 모습이다. 햇살에 달궈진 계단이 따뜻하다. 
파고다 위에 올라 한바퀴를 돌아보니, 인근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간사해서, 아침에 본 만달레이 힐의 장관과 비교가 되니 그리 감동스럽지는 않다. 


파고다를 나오니 수도원이 한군데 있는데 가보겠냐고 한다. 아.. 그런데 이 수도원..... 이름이 길다. (나중에 지도에서 찾아서 이름을 적었습니다. 당시에는 듣고도 외우지 못했어요.) 게다가, 한창 증축공사를 하고 있는건지 한쪽에 와불이 있는 법당은 바닥에 시멘트 공사를 하려고 모래와 시멘트가 잔뜩 쌓여있고, 한쪽에 있는 탑들도 관리가 썩 잘 되어 있지 않다. 그래도 한가지...... 무척 개구쟁이같은 얼굴을 하고계신 커다란 부처님이 계서서 빙긋이 웃음이 나왔다. 

수도원을 나와 얼마 안가니 바로 유명한 우뻬인 다리다. 오토바이에 내리니 한 남자가 반갑게 다가온다. 알고보니 모또기사 친구다. 천천히 다리 걸어서 건넌다음에, 이친구를 찾아서 보트를 타고 강에서 일몰을 보면서 이쪽으로 다시 건너오는게 편하고 뷰도 좋다고 추천해준다. 보트 요금도 4천짯. 비싼건지는 모르겠지만 흔쾌히 하기로 한다. 


다리를 거닐며 주변을 둘러본다. 외롭게 서있는 고목도 하나가 보이고, 아래로는 노젓는 배들도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며 웃고 즐기고 사진을 찍는다. 신기한게 유명한 관광지인데 외국인 여행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 여기서 본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여행하면서 외국 여행자들을 만난건 게스트하우스에서 본게 거의 다인것 같다. 미얀마가 아직 덜 알려진건지, 아니면 외국 여행자들의 여행 비수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다. 

다리를 다 건너고 나서 두리번 거린다. 아래 보트들이 내려가 있는곳에 가서도 두리번 거리며 가이드 친구가 한다던 보트를 찾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고민이 된다. 음... 혹시나 잘못 알아들었나 싶어 바쁜 걸음으로 다리를 다시 건넌다. 

처음 만났던 곳까지 와서 찾아보는데도 이친구를 못찾겠다. 아.... 이쯤되니 그 친구 얼굴도 기억안난다. 선택의 시간...... 그냥 아래 선착장에서 그냥 다른 보트를 타고 일몰을 본다. 뭐 어떻게 되겠지. 에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이렇게 일어난다. 

배를 타고 호수로 나온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들을 태운 배들이 지나간다. 손을 흔드니 다들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 준다. 

다리위에서 보던 풍경과, 호수위에서 보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다행히 호수 물도 적당해서 사진에서 보았던 예쁜 풍경들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긴다. 아...... 조금 괜찮은 렌즈를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도둑맞은 사진장비들이 아쉽다. 

호수위에서 아름다운 일몰들을 마음 가득히 감상하고, 다시 선착장으로 온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두리번 거리는 사이, 관광객들과, 그들을 태운 오토바이와 택시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갔는데도 아직 안온다. 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온다. 

"너 모또기사 찾는거지? 친구들 만난다고 갔는데 금방 올거야.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봐." 
"아.. 그렇구나. 고마워. 기다려볼께." 

이렇게 기다리기를 20여분.... 드디어 이녀석 다른사람의 오토바이 뒤에 타서 싱글벙글 하면서 온다. 

그런데, 이녀석... 술이 알딸딸하다. 멀쩡한척 하긴 하는데 왠지 걱정이다. 괜찮냐고 물어보니 '노 프라블럼' 이란다. 늦었으니 어서 가자고 오히려 나를 재촉한다. 아... 미심쩍다. 그런데, 대안이 없다. 주변에 오토바이와 택시들은 이미 다들 사람들을 태우고 떠난 상태..... 

'한번 믿어볼까.....음주운전이잖아! 에이.. 참.....' 

좀 실랑이 하다가 그냥 그녀석 오토바이에 타고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뭔 베짱이었는지..... 

위험천만한 운전을 하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긴장된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일은 뭐할건지 고민한다. 
이녀석...... 오늘은 만달레이 시내 근처를 봤으니, 내일은 인근지역을 돌아보면 좋을거란다. 밍군, 사가잉정도 보면 될거라고 하면서, 다 멋진곳이니 자기를 믿어보란다. 

믿는다고... 그 대신, 오늘 술 취한것 같은데,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은 말짱한 정신으로 와서, 술마시지 않고 하루종일 날 잘 데리고 다녀달라고 다짐을 받는다. 

긴장이 풀리니 배가 고프다.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풀문데이라..... 모든 가게가 다 문을 닫았다. 배고픈데 밥먹을 곳이 없다. 물어물어 길가에 있는 인도음식파는 곳을 찾아서 배를 채운다. 시원한 맥주 한모금 생각이 간절한데 오늘은 물건너간것 같다. 

만달레이..... 참 건전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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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양곤 (깐도지 호수공원)

2014.07.12 02:35

2011.11.09 

아홉시가 넘어서 눈을 떳다. 여행을 시작하고 편하게 잔 시간이 몇시간 안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자버렸다. 이러다 아침밥도 못먹으면 어쩌지? 그래도 침대의 유혹을 떨칠 수 없어서 좀 뭉그적거리다 열시쯤 씻고 아침을 먹는다. 오늘은 뭐할까......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깐또지 호수공원이 있다. 오늘은 거기를 한번 가봐야 겠다. 

가방메기도 귀찮고 더워서 카메라만 달랑 들고 모자 눌러쓰고 나간다. 지도를 보고 대충 어느 방향일지 본 후에 눈치껏 걷는다. 

나이를 먹었나...... 방향감각이 영 시원찮다. 그래도 거의 안헤매고 호수에 도착.... 들어가려니 외국인이라고 입장료 2000짯을 내란다. 군말없이 냈는데 붙여주는 스티커엔 2$라고 적혀있다. 달러 환율이 안좋아서 달러로 내는게 유리할듯도 하다. 

대충 돌아다녀보는데 참 넓다. 도시 한가운데에 이런 호수가 있는 공원....그리고 이것보다 더 큰 호수가 하나 더...... 오랫동안 설계사무실에서 사람과 집, 삶에대해서 생각해봤지만, 성장과 개발위주의 서울에서는 찾을 수 없는 풍요로운 자연이다.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무었으로 매길 수 있을까? 여기저기서 행복지수를 매겨서 도시별 삶의 질을 평가하고 그런다고 하지만, 지금 이순간 느끼기에는 서울보다는 이곳 양곤이 더욱더 행복한 삶에 한발짝 다가서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이 호수 곳곳에 밀회를 즐기는 커플들이 있다. 음...... 이건 행복지수랑은 상관없는거다. 뭐.... 순순히 인정하자. 부럽다. 

어디 약속해 놓은곳도 없고 누가 찾는 사람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발길이 느긋해진다. 하늘은 참 파랗고, 햇살은 따스하고.... 아니 뜨겁고.... 오래 걸을건 아니다. 연인들이 걷기 싫어서 저러고 있는건 아닌가보다. 근데 저렇게 꼭 끌어앉고 있으면 더 더울텐데...... 거기에 곳곳에 세워져 있는 차들을 보면 열려있는 문짝은 하나인데 다리가 넷...... 한류의 열풍이 이곳을 강타하고 있다더니, 처용가까지 이곳에 수출되었나 보다. 

호수 반대편에 유명한 티크다리가 보인다. 저갈 한번 가봐야겠다고 걷는데 이 길이 아닌가보다. 일단 다리도 쉴겸 길가 가게에 앉아서 환타 비슷한 음료를 시킨다. 300짯! 가격도 착하다. 

음료수도 마시고 다리도 쉬었겠다..... 다시 호숫가를 걷는다. 

사람들 사는건 어디나 비슷하듯이, 이곳에도 작은 벤치하나, 나무둥치하나에도 연인들의 사랑이야기가 적혀있다. 음...... 사랑이야기 맞을거다. 

저 멀리 쉐다곤 파고다도 보이고 

호수 맞은편에 티크나무로 된 다리와 번쩍번쩍 빛나는 배처럼 생긴 건물도 보인다. 

어디선가 여행기에서 본 기억이 있다. 저 티크다리.... 괜히 한번 걸어보고 싶다. 커플들에게 물어보면 괜히 민폐인것 같아서, 지나가는 사람이 나타날때까지 두리번 거리며 걷는다. 마침 지나가는 언니 한명이 있길래 저기에 어떻게 가면 되냐고 물어보니.... 이 시크한 언니 나가서 택시타란다. 나중에 보니 걸어가기엔 참 무리스러운 거리가는 했다. 입장료도 따로 내야하고.... 

공원 밖으로 나와서(나오는것도 헤맷다. 엄청 넓으니 출구찾는 것도 일이다) 택시를 타고 원하던 곳으로 왔다. 뭐하는덴가 궁금해서 봤더니 점심엔 뷔페, 저녁엔 인형극공연을 하는 곳이란다. 아.... 어디선가 본것같은데 그게 이거였구나... 나중을 기약하고 사진만 한두장 찍고 밖으로 나온다. 밥먹을 때도 되었고.... 분위기 괜찮은 노천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바로 옆을 보니 티크다리의 시작이다. 상쾌한 마음으로 다리를 걷는다. 

걷는다. 

걷는다. 

걷는다. 

멀다. 그런데 별로 지루하진 않다. 바람도 좋고 하늘도 좋고... 손을 담그면 녹색으로 물들곳 같은 호수물과.... 녹조가 너무 심해서 호수가 그냥 녹색이다. 이거 좀 어떻게 해야하지 싶은데 뭐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한참을 걸으니 출구가 나온다. 나와서 보니 아까 내가 들어갔던 곳 옆이다. 처음에 걷는 방향을 오른쪽으로 했으면 바로 티크다리로 연결되는거였는데.... 쩝.. 아쉬워도 어쩔 수 있나. ㅎㅎ 

나와서 좀 걸으니 바로 호텔이다. 처음에 나왔던 길과 다른데 역시 다른 길이 있었다 ㅎㅎ 

너무 더워서 호텔에서 맥주한캔 마시고, 바로 마사지샵을 찾아 간다. 

한 15분쯤 걸었나..... 마사지샵이 있는 건물이 보이고, 6층에 있는 마사지샵은 기대이상이었다. 아주 뼈와 살이 분리되는듯한 시원함...... 흡사 몇년전 방콕 짜이디 맛사지에서 받았던 (지금 생각해 보면 마사지사가 재미로 더 과격하게 했던걸로 생각되지만) 아크로바틱 마사지와 비견되는 느낌이다. 

마사지를 받고 호텔로 간다. 만달레이행 버스티켓을 끊어놓은 터라 터미널로 이동해야겠다. 

좀 기다리니 택시가 온다. 호텔에서 터미널까자는 대충 40분정도.... 그런데 터미널이 너무 복잡하고 교통정라도 안되서 정신없다. 출발시간 10분을 남기고 겨우 탑승. 저녁을 못먹었는데 좀 걱정이다. 

아무튼, 저녁 8시... 만달레이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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