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 바간 이모저모, 인레

2014.07.12 21:47



2011.11.14
어제, 너무나도 편안하고 즐겁고 잊기싫은 밤이 지나고, 아침을 숙취와 함께 맞는다.

20대의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있으면, 어느새 나도 그들과 같은나이로 돌아간것 같아서 즐겁기는 한데, 역시 몸이 안따라 주기 시작한다.

원래 계획은 이 근처 뽀빠산에 다녀오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는것 같아서, 오늘 뽀빠산은 취소하기로 한다. 보통 여행오면, 이것저것 안하고 한 동네에서 며칠씩 있으면서 편하게 어슬렁거리고, 분위기 괜찮은 라이브 바라도 있으면 몇일이건 저녁마다 거기에 출근도장 찍으면서 친구들 사귀고, 음악듣고 그러면서 지냈는데, 이번 미얀마는 너무 바빴다.

다행히 조식 시간에 늦지않게 일어나서 방을 나서는데, 방문을 여니 쪽지가 한장 떨어진다. 어제 마차투어를 같이했던 친구가, 오늘 비행기를 타고 인레쪽으로 먼저 가는터라 인사못하고 간다고 짧은 글을 남겼다. 작은 쪽지한장에 아침이 산뜻하다. 아무것도 해준것 없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오늘 간다고 들었으면서도, 쪽지한장 준비하지 못했던게 못내 미안하다.

식당으로 올라가니, 난향의 사장님께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 사모님 번거롭게 하는게 싫으셔서, 아침은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간단하게 드시곤 하신단다. 인사를 드리고, 식사를 하고 있으니 어제의 자매들이 올라온다. 이친구들도, 오늘 특별하게 하는 일 없이 오전은 쉬고, 오후에 자전거 빌려서 어제 좋았던 사원에 다시 한번 다녀올 계획이란다.

원래는 오늘 인레로 갈 예정이었는데, 마침 내가 내일 인레로 이동할거라고 하니 선뜻 일정을 바꿔준다. 괜히 하루의 여행일정을 빚진것 같아 미안하다. 그래도, 바쁘게 다녔던 동네보다, 할일없이 뒹굴거렸던 동네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얘기를 해 본다. (뭐..... 순전히 내 경험이니 웃기지 말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내일 새벽에 인레로 떠나기로 한 터라 하루치의 방값이 아깝다. 일충에 묵은 자매들에게 체크아웃 하라고 하고, 내일 새벽출발까지 방을 쉐어하기로 한다. 새벽에 출발이라 편하게 자기도 애매할 시간이고, 긴 이동이라 차에서 편하게 자려면 밤을 새고 버스를 타는게 나을듯도 하니 별 불편함도 없을듯 하다.

방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보고 놀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지나가며 본 후지식당에서 이것저것 시킨다.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맛.. 그리 나쁘지는 않다.

점심을 먹고 시장까지 걷는다. 느긋한 산책에 기분이 좋다. 두 자매들은 어제 시장다니다가 사먹었던 파파야가 먹고싶다며 가게에서 파파야를 하나 사고, 한번도 코코넛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말에 코코넛을 찾는다. 이 자매들은 코코넛이 신기한지 참 즐겁개 마신다.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쉰다. 자매들은 어제의 일몰이 너무 좋았다고 자전거를 빌려서 다시 올드바간으로 가고, 나는 책을 좀 보다가 잠깐 눈을 붙인다.

낮잠을 자고, 영화한편 보고 책도 보면서 뒹굴거린다. 오랜만에 뒹굴거리니 참 편하고 좋다. 거기에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 에어컨도 있으니, 이렇게 하루쯤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훌륭하다 싶다. 이 자매들 만나서 같이 저녁먹으러 가야겠다 싶어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살짝 늦었는데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밤이 되면 가로등도 없이 어두운 동네가 되어서, 혹시 몰라서 랜턴을 빌려주긴 했는데도, 조금 걱정이 된다.

혹시 연락온것 없나 궁금해서 내려가는데, 자매들이 즐겁게 웃으며 계단을 올라온다. 어제 갔던 식당에서 다시 저녁을 먹고, 난향에 들러서 염주를 하나 산다. 그간 주신 친절함이 너무 고마워서 다시 뵙겠다는 인사를 전한다.

내일 이동을 위해서 짐을 좀 챙기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2011. 11.15

새벽 세시... 몇일간 나름대로 정들었던 게스트하우스와 이별할 시간이다. 1층에 내려가서 작은 로비와 연결되는 문을 조심스럽게 여니,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바닥에서 자고있다. 세시반에 픽업이 오기로 한 터라 지금은 나가있어야 할것 같은데, 자고 있는 직원을 깨우기가 미안하다.

조심스럽게 직원을 깨워서, 우리 체크아웃한다고 이야기하니, 부시시한 얼굴로 문을 열어준다. 몇일간 고마웠다고, 나중에 또 오겠다고 인사하고 뒤돌아서니, 비닐봉지 세개를 내민다. 내일 아침에 먹으라고, 샌드위치와 바나나를 준비해준다. 뭐... 숙박요금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이동한다고 이렇게까지 챙겨주던 곳을 겪어보지 못한터라, 쌀쌀한 새벽인데도 마음이 따뜻하다.

세시 반이 되니 버스가 한대 온다. 인레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다. 1인당 10,500짯. 12시간의 이동. 어떨지 살짝 걱정도 된다.

버스에 오르고, 잠시 있으니 사람들이 꽉 찼다. 차는 밤길을 달리고, 내 옆에는 떡벌어진 어깨와 친절하지 않은 얼굴을 하고있는 동유럽계 아가씨가 앉아있다. 아...... 이 아가씨, 동양남자라고 경계를 하는건지 영 옆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덩치는 언니가 더 건장해 보이는데, 왜 날 경계하는지..... 왠지 불안하고 마음도 몸도 안편한데 거기에 잠도 안온다.

앞자리에 앉은 자매들은, 흔들리고 삐걱거리는 버스에서도 참 잘 잔다. 예전엔 버스에서도 잘 잤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그리 편하게 잠을 잘 못잔다. 왠지 앞에 자매들이 살짝 부럽다.

중간에 두어번, 휴게소에 들리면서 버스는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번갈아서 달린다. 군데군데 도로포장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게 꽤 놀랍다. 순전히 사람들 손으로 도로포장을 한다. 돌을 깨서, 잘게 깬 돌을 바구니로 바닥에 옮기고, 소형 롤러로 다지고, 한쪽에서는 장작불 위에 올려진 드럼통 위에서 아스팔트를 끓이고 있고...... 수많은 먼지와 매캐한 아스팔트 냄새를 그냥 맡으며 도로 포장을 한다.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엉킨다.

출발한지 열시간 정도 되었을까...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물어보니, 2박3일 트래킹의 시작이 되는 껄로란다. 자매들과 헤어질 시간.... 남은 여행 잘 하고, 트래킹 하면서 다치지 말고, 볼 수 있으면 인레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고 헤어진다. 어느 게스트하우스에 묵을지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면서, 인연이 있으면 또 보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자매들과 헤어진 후, 버스는 산을 오른다. 근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구불구불한 산길...... 가드레일은 있을 턱이 없고, 길 옆으로는 꽤 급한 경사의 산비탈이다. 그런 길을 먼지 풀풀 풍기면서 버스가 달린다. 그런데......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마치 퀼트작품을 보는듯, 파란 들판위에 붉은 황토흙과 노란 꽃밭이 너무나 아름답다.

굽이치는 산길을 돌고 돌고 돌아서, 버스에서 내린다. 내리고 나니, 인레호수가 있는 낭쉐까지는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한단다. 택시요금은 6000짯......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일곱명인데, 여섯명이 일행이라 픽업트럭을 전세내서 자기들끼리 타고간다. 한두명만 더 있었어도 같이 쉐어할텐데, 이번에도 혼자다. 택시를 타고, 바간에서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한 밍갈라인으로 간다.

밍갈라인..... 사전정보 하나도 없이 출발하는 내가 걱정되서 중간에 이메일로 연락을 준 친구가 추천해준 게스트하우스이다. 한국인들이 많을거라고 했는데, 뭐... 아무도 없었다. 하긴, 요즘 한국사람들의 여행시즌이 아니니 그럴만 하겠다 싶다. 체크인 하는데, 카운터 옆 벽에 한글로 적혀있는 추천글들이 빼곡하다. 게스트하우스 안주인이 환영한다며 웰컴드링크를 준다. 레몬쥬스... 이거 꽤 맛있다.

짐을 대충 팽개쳐놓고 동네구경을 간다. 론지를 입고다니다 보니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했는데, 길가 잡화점에 가방을 판다. 3500짯을 부르는데, 소심하게 3000짯까지 깎는다. 오후다섯시.... 시장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거의 문닫을 시간이다. 시장구경은 포기하고 걷다보니, 인터넷카페가 나온다. 메일체크하고 메일도 한두통 보낼겸 들어간다. 그런데.... gmail 로딩하고 로그인하는데만 15분이다. 뭐... 예상은 했지만 참 오래도 걸린다. 


메일을 보내고, 동네 한두바퀴 돌아본 후에,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있는 그린칠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그린커리에 맥주한병. 가격은 좀 비싸지만 오랜만에 좀 그럴듯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서빙하는 어려보이는 아가씨가 와서 말을 건다. 한국에서 왔다니, 자기는 F4를 좋아한다며 수줍게 인사한다. 연예인에 별 관심이 없고 TV도 거의 안보는터라 사실 그게 누군지 잘 모르지만 그냥 나도 그렇다고 이야기 하니 고맙다고 한다.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맙다.

이렇게, 인레의 첫 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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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바간 (사원투어, 일몰)

2014.07.12 21:44



2011. 11. 13

잔잔하지만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일출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일까, 한시간이 금방 지났다.
어느새 동이터서 주변이 훤해졌는데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의 일정들이 남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사원을 내려간다.

사원을 내려가면서 느낀 첫번째 감정은...... 춥다.

새벽이 이렇게 추울줄 모르고 반바지에 얇은 옷 한벌만 입고온 무지함과, 사진한장 제대로 찍어보겠다고 한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던것이 한발짝 한발짝 내딛을때마다 발바닥의 고통을 전해준다.

얼마 안되는 계단이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스님들께서 챙겨오셨던 휴대용 방석이 그리 부러울 수 없었다.

호스카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간사한지...... 그 대단했던 일출의 기억은 간데없고, 바짓속으로 스며드는 아침바람에 어서 도착하기만 기다린다 .




어제 우연히 들려서 큰 환대를 받았던 난향의 사장님께서 초대하신 현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너무 추웠던 일출탓에 급하게 후드티를 꺼내 입고 론지를 꺼내 입는다. 좀 우습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을 먹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려는데 동양인 여행자가 체크인을 한다. 한국인일것 같아서 말을 걸어보니, 혼자 미얀마를 여행하고 있는 여행객이다. 잠시 얘기하다가 결혼식에 같이 가기로 하고, 오늘의 마차투어를 같이 쉐어하기로 한다. 또 새로운 만남이 생긴다.

예식도 주례도 없는 결혼식. 하객들 앞에서 저희 잘 살께요 하는 모습으로 해맑게 웃는다. 이곳의 전통국수를 대접을 해주고 찾아온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고마워하는 모습이 참 순박하고 정겹다. 방금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왔는데, 국수가 참 맛있다. 약간 배가 부른듯 하지만 그래도 주는 음식인데 남기면 안될것 같아서 맛있게 웃으며 한그릇을 깨끗이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보였는지, 옆에서 기다리시던 미얀마 분께서 더 먹으라며 국수를 권한다. 조금 무리다 싶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먹는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씨가 고맙다.










결혼식에 참여하고 나오는 길에, 난향 사장님께서 미얀마 전통 차 맛을 보겠냐고 하시며 찻집에 데려가신다. 어떻게 보면 인도의 짜이 같기도 한 미얀마 전통 차 러펫예를 맛본다. 어.... 근데 이거 맛있다. 아침마다 커피를 선택한게 후회된다. (결국 이 맛에 반해 서울에 올때 세봉지나 사오게 됩니다. 근데 얼마 안남았어요. ㅜㅜ)

소박하고 따뜻한 결혼식에 참석하고, 맛있는 미얀마 차까지 마시고 바간투어를 시작한다. 같이 호스카를 쉐어한 친구와는 처음 만나서 좀 서먹서먹 했지만 금새 친해지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참 재미있다. 거기에 수줍지만 열심히 설명해주는 마부 한촐린까지 더해지니 더운 날씨도 즐겁게 지나간다.

이곳저곳 열심히 돌아다니며 유적을 즐긴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기념품을 파는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이 꽤 많은데 아직은 순수함이 남아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유적을 설명해주고 자기 기념품좀 구경하라고 하는건 여느 나라의 관광지와 다르지 않은데 그래도 끝까지 조르고 귀찮게는 하지 않는다. 미얀마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바간에서 사는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 이 유적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몇년전 다녀왔던 캄보디아의 모습이 겹쳐보이는게 마음 한쪽에 묵직하다. 아마도 몇년쯤 더 지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변해있으리라....

몇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밟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개의 기념품을 산다. 한두개 사다보니 정망 가랑비에 옷젖는다. 작은 명함케이스 하나, 론지한벌(이건 환상적인 상술에 당했다. ㅎㅎ 별로 필요없었는데...), 그림하나..... 같이 유적을 돌아본 일행에게 웃으며 농담을 한다. '한국에 있을때도 충동구매 잘하고 그러는데 여기서도 그런걸 보니 제가 글로벌 호구가 맞나봅니다.' 그렇다. 뭐..... 인정할건 인정하자.

여기저기 참 열심히 다닌다. 나중엔 어떤게 어떤 사원인지 이름도 기억안나고 사진만 찍었다. 나중으로 갈 수록 사진은 줄어들고 풍경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 사원이고 또 어떻게 보면 하나하나가 다 다른 의미를 담고있는 사원일지 모르지만, 공부를 안해간 불성실한 여행객의 눈에는 결국 사원의 이름들까지 헷갈리고 그게 그거같은 풍경으로 바뀌고 만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일몰을 보러 한 사원에 들린다. 분명히 사원의 이름을 들었는데...... 아.. 이 짧은 기억력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학교다닐때는 공부 좀 했었는데...... 아니었었나보다.

꽤나 유명한 일몰포인트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 기다린다. 어제의 강위에서의 일몰과 어떻게 다를지...... 아침에 본 일출만큼 멋진 일몰일지 기대된다.




하늘 위에서...

조용히

해가

숨는다.








해를 보내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쉐지공 파야에 들린다. 예전 여행기에서 봤지만, 마차에서 내리자 마자 필사적으로 여러명이 달려들어서 옷에 나비모양 장식품을 달아준다. 그리고, 나올때 꼭 자기네 가게에 들려서 한번씩 둘러보고 가라고 한다. 하루종일 이런 기분 느낀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럽다. 


당황스러움을 마음 한구석에 놓아둔체 쉐지공 파야를 돌아본다. 이름이 비슷한 양곤의 쉐다공 파야를 먼저 둘러봐서 그런가..... 분명히 섬세하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파야인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속 한구석에 놓여있는 당황스러움이 자꾸 고개를 들어 아쉬움으로 변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어제만났던 자매들도 막 도착한 모양이다. 지난 1월달에 먼저 여행했던 친구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다. 하룻동안 같은동네를 다녔는데 한번도 마주치지 못해서 내심 궁금했는데, 그들이 느낀 바간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즐거운 이야기와 맛있는 식사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거기에, 여행하면서 누군가와 같이 맥주하며 편하게 이야기한게 반가워서 그랬는지 이야기는 오랜시간동안 끊이지 않는다.

밤시간이 아쉬워서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다시 모인다.
맥주 한잔과 이야기들에 밤 시간이 짧다.


하늘의 별빛도 좋고,
들려오는 불경소리도 좋고,
사람도 좋고,
이 밤이 좋다.


이 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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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unSik TRAVEL PHOTO/MYANMAR bagan, myanmar, pagoda, Sunset, 미얀마, 바간, 사원, 일몰, 해외여행, 아시아 미얀마 | 바간

미얀마 - 바간, 일출

2014.07.12 21:38

2011.11.13

아침 네시반에 눈이 떠진다. 와.... 내가 이렇게 부지런히 살았나 새삼 혼자 대견스럽다.

그렇게 유명하다던 바간의 일출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지난 겨울 친구를 이끌어 주었던 한춀린이라는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대충 씻고 게슷하우스를 나선다.

반갑고 수줍게 인시하는 작은 체구의 청년이 있다. 오늘하루 이 고즈넉한 도시를 안내해줄 친구 한춀린이다.

올드바간의 일출이 유명하다는 곳으로 마차를 달린다. 흰 입김을 뿜으며 묵묵히 달리는 말이 좀 안쓰럽다.

새벽이라 옷을 어떻게 입을까 하다가 긴팔티 한장에 반바지만 입고 나왔는데 꽤 춥다. 후드티 생각이 간절하다. 긴바지도 있고, 후드티도 있고, 거기에 초경량 파카까지 챙겨왔는데, 막상 귀찮다고 안입고 나온게 후회된다.

삼십여분을 달려서 일출을 위한 사원에 도착한다. 이미 두팀정도가 미리 와있다. 사원위를 플래쉬를 비추며 올라가니 어스름한 새벽빛에 보이는 실루엣이 아름답다.

조금 지나니 양곤에서 뵈었던 스님들이 올라오신다. 참 단아해 보이는 세분들이 바간의 일출을 보러 오신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양곤에서 바로 바간으로 오셔서 며칠째 머무르고 계시단다. 잠깐의 인사가 끝나고 새벽의 바간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어스름한 새벽이 지나고 첫빛이 올라온다.

조금씩...... 어둠속에 숨어있던 탑들이 그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빛 속에서 보이는 수많은 탑들의 실루엣.... 사진으로 담는데 그 감동이 담기지 않는다.

주변엔 어느새 각국에서 온 사진사들이 열심히 장엄한 일출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갑자기 도둑맞았던 카메라 생각이 간절하다. 아무래도, 바간에 다시 오게 될것 같다.

여행하면서, 여러번의 일출과 일몰을 보았지만, 바간의 일출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는것 같다. 수천개의 불탑속에, 수백년 수천년의 사람들의 기원이 시간의 두께만큼 차곡차곡 감동으로 쌓인다.

아.... 이곳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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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 일출, 바간 일몰투어

2014.07.12 21:36



2011.11.12

새벽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지금 시간은 네시반...... 어째 서울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부지런해졌다.
조금 일찍 일어났나 싶다. 왠지 조금 여유가 생긴다. (결국 이 여유가 나중엔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왕궁쪽으로 향한다. 그래도 어제 어느쪽으로 어떻게 가야할지 물어봐둬서 안헤매고 찾아간다. 그런데 길이 만만찮게 길다

조금 쌀쌀한데, 바삐 걸었더니 살짝 땀이난다. 왕궁앞에 도착하니 벌써 어스름하게 날이 밝는다. 그제 아침에 봤던 타오르는 붉은 하늘빛은 없는듯 하다. 왠지 가슴 한구석이 아쉬움에 물든다. 여행에선 어떤 우연도 놓쳐서는 안되나보다.

북쪽을 향해 걸으며 사진을 찍는다. 계속 엊그제의 장관이 눈에 밟힌다. 아마도 조금 꾸물거려서 놓쳤거나, 그날만 미친듯이 붉은 하늘이었나보다.

해자의 반대편 끝까지 걸으니 해가 뜬다. 엊그제의 그 하늘빛은 환상이었나보다. 너무나 다른 하늘빛에 마음 한쪽이 허전하다. 그래도 그 새벽녘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마음과 가슴속에 담아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다.


약간의 실망감을 남기고, 기대를 살짝 접으니, 이제서야 주변이 보인다. 새벽부터 사진기를 들고 바삐 다니는 모습이 신기한지 처다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벌써부터 모여서 공부하는 학원같은곳도 있다. 참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은 훨씬 멀게 느껴진다. 걷고 걸어도 끝이없다. 힘들게 도착하니 오전7시. 아침 산책으로 두시간은 쉽지않은 일이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아침을 먹는다. 토스트 빵 두조각에 버터와 잼, 과일 한두개가 놓여있고 커피가 함께하는 전형적인 게스트하우스의 식사. 맛있는곳을 찾아다니고, 음식의 맛도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정작 가리는 음식은 하나도 없는 저렴하고 보편적인 입맛이기에 이 아침식사에 불만은 없다.

체크아웃을 하니 터미널로 향하는 픽업트럭이 온다. 역시 이곳 직원의 말을 믿고 버스로 결정하기를 잘 한 모양이다.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는 픽업서비스가 없단다. 그런데, 이 픽업...... 정말 말 그대로 픽업트럭이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이 너댓명, 영어를 쓰는 사람이 세명. 오늘도 동양계 여행자는 나 혼자다. 거참... 여행 성수기가 아니니 한국사람은 참 찾기도 힘들다.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잘 하고 다니는데, 이번 여행은 이상하게 서양애들에게 입이 잘 안떨어진다.

여덟시 반이 되서 바간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이 버스는 꽤 낡았는데 구조는 우리 우등버스랑 같다. 2+1의 자리. 혼자하는 여행이고, 편하게 갈 수 있기에 독립된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버스는 출발하고...... 어느새 잠이든다.

두어번쯤 중간에 쉬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단한 식사도 한다. 화장실은...... 음....... 아주 솔직한 화장실이다.



여섯시간이 지난 오후 세시, 바간에 도착한다.

바간의 첫인상은...... 방비엥같다. 물론 그만큼 복잡하고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방비엥 외곽에 시장거리의 모습을 빼닮았다. 적당히 활기넘치고 적당히 수줍은 동네......

터미널에 내리니 자전거를 개조한 트라이시클(이동네에선 뭐라하는지 모르겠다.)들이 어디 가냐고 묻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숙소 예약을 안했다. 친구가 예전에 묵었다던 인와 게스트하우스로 무조건 가본다.

아... 이 숙소 참 소박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 고만고만하다. 싼 방을 찾았더니, 하나 남았었는데 방금 나갔단다. 다른데 가볼까 하다가, 그냥 15$짜리 방에 묵기로 한다. 방은 3층. 침대 두개와 창문하나, 그리고 좀 낡은 엘지 에어컨이 있고, 욕실이 붙어있다. 이만하면 시설 나쁘지 않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왔지만, 게스트하우스 이름 하나를 안다는 것 만으로도 여행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샤워를 하고, 짐을 풀고 일정을 물어본다. 지난 겨울에 먼저 여행왔던 친구에게, 다른분 여행기를 출력해서 책으로 만들어줬는데, 그 책을 여기에 기증하고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려가서 그 책을 만들었던게 나라고 하니 반가워한다. 뭐 그래도 깎아주거나 이런건 없다.

오늘 오후는 강가에서 sunset tour를 하기로 하고, 내일 일출 및 종일 투어, 모레 뽀빠산 및 인근 마을 투어를 하기로 한다. 생각보다 많은 지출에 걱정이 좀 된다.

제티 왕복 자전거 2000짯, 일몰투어 보트 15000짯에 일몰투어를 계약하고, 잠시 있으니 인력거 준비되었다고 연락이 온다. 자전거 인력거에 앉아서 선착장까지 가는길이 그리 편치 않다. 힘겹게 페달을 밟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운데, 그 사람의 생계수단이기에 무거운 마음에도 묵묵히 앉아있는다. 하지만 맘속 한구석에서 평소에 운동해서 살좀 빼놓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두세명쯤 편히 탈 수 있는 좁고 긴 보트를 타고 강으로 나선다. 일단은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은 넓고,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탁 트인 하늘을 보고 있으니 왠지 노래를 한곡 하고 싶다. 그냥..... 속으로 불렀다.

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주변 언덕위에서 한두개씩 탑들이 나타난다. 오!!!! 역시 수많은 탑의 동네야!!! 이러면서 혼자 흥분한다. 사실 미얀마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탑이었다. 수천개의 탑이 있는 바간이라니 혼자 흥분했던것 뿐...... 진정한 하이라이트를 보지 못했기에 탑의 실루엣 하나하나마다 저게 그 유명한 탑들일까 하는 기대감에 쉽사리 흥분하고 쉽사리 실망한다.

한동안 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배는 강가 모래밭에 정박한다. 숲을 가로질러 가면 사원이 하나 있다고, 안내해 주겠단다. 아...... 가방속에서 랜턴을 꺼내올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사원에 가니, 문이 잠겨있다. 보트를 몰던 소년이 신호를 하니, 안쪽에서 관리인이 문을 열어준다. 탑 내부를 안내해주겠다며 앞서나간다. 전기가 안들어오는 지역이라, 발전기를 돌릴 기름값을 좀 보시하라며 기부를 요청한다. 그런데, 돈을 안챙겨 나왔다. 단순하게 탑 한두개정도 보고 강물위에서 일몰을 보는 투어일거라고 생각했기에 랜턴도, 돈도 안챙겨 나온게 후회가 된다. 미안하다고, 이런데 올줄 몰라서 돈을 안챙겨 왔다고 이야기 하니, 작은 양초 하나에 불을 붙여서 손에 쥐어주고는, 따라오라고 한다.

탑 내부는 꽤나 흥미로웠다. 지진때문에 일부가 무너져서 막히기도 했지만, 탑 내부에 이리저리 통로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참선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은걸 보면 꽤나 거대하고 체계있는 탑이었겠구나 싶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불교에 대해 살짝 궁금해 지기도 한다. 예전에 공부 조금 했었는데...... 다 까먹었다.

탑을 다 돌아보고, 다시 보트로 향한다. 보트를 타고, 강물을 따라 내려온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조용한 강물 위엔 지나다니는 배도 별로 없이 한적함만이 남았다. 보트의 모터소리만이 정적을 깨운다.


조용한 강 위로,

저멀리 보이는 산 뒤로,

해가

넘어간다.

지는 햇살이 서글프다.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소주한잔 했으면 좋겠다.


일몰투어는 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솔직히 돈값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갔던 사원은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이틀간 보았던 일몰이 너무나 좋아서였는지 조금은 기대에 못미쳤던듯 하다. 혼자하는 여행은...... 이래서 안좋다.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한글로 된 간판이 보여서 무작정 들어간다.

간판에 'Coffee and snack' 이라고 써있어서 찻집인줄 알고 들오갔는데, 아가씨 두명과 몇몇분이 즐겁게 담소를 하고 계시다가 몇분이 자리를 뜨신다. 이 곳에서 염주를 만드시면서 생활하시는 한국분이신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간에서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도움을 주셔서 여행객들에게 꽤나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괜히 민폐를 끼치는것 같아서, 저녁식사를 하러 먼저 일어나겠다고 말씀드린다. 사장님께서, 안그래도 밥먹을건데 같이 먹자고 하신다. 알고보니, 먼저 와있던 두 아가씨들 중 한명이 멀미가 심해서 식사를 잘 못했단다. 사장님이 고맙게도 김치 있으니 여기서 한번 먹어보라며 저녁을 차려주시는거다. 엉겁결에 들어와서 식사까지 얻어먹는다. 거기에, 내일 있을 직원 가족의 결혼식에 구경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같이 이야기를 하였던 두 여성 여행객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말 정다운 자매였고,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묵고있었으며(내가 들어가기 전 싼 방을 먼저 빌린 친구들이 이친구들이다.) 여행일정도 비슷하였다. 내일 결혼식 결혼선물도 고를겸 같이 시장구경을 나선다.


이 친구들을 보니 한편으로 참 부럽다. 형제끼리 저렇게 친할수도 있구나 싶다. 선물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맥주한잔을 나누면서, 앞으로 일정이 비슷할 수도있을것 같아서 인레호수로 가는 여정을 같이 하자고 한다. 다행히도 그러기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내일은 새벽 4:45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나 너무 바쁘게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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